지구 생명체 탄생의 시작점이 된 물질이 새롭게 특정됐다. 학자들은 지구 생명 기원의 연구는 물론 외계 생명체를 찾는 데도 결정적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미국 럿거스대학교 연구팀은 19일 공개한 논문에서 지구 생명 발현의 출발이 된 최초의 대사에 관여한 분자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연구팀이 제시한 분자는 '니켈백(Nickelback)'으로, 단백질을 구성하는 펩타이드(펩티드) 및 니켈 원자가 결합한 구조다.

이 분자는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13개가 마치 등뼈처럼 니켈 이온 2개와 결합한 형태라는 점에서 '니켈백'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학자들은 지구 생명의 시작점에 대한 다양한 가설을 제기해 왔다. 일반적으로 최초의 생명체는 35억~38억 년 전 탄생한 것으로 여겨지며, 어떤 물체가 일련의 화학적 작용을 통해 살아있는 생물계로 극적인 전환을 이룬 것으로 생각된다.

럿거스대학교 연구팀이 지구 생명체의 기원이라고 주장하는 '니켈백' <사진=럿거스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 관계자는 "그 전환을 일으킨 것이 초기 대사 반응에서 큰 역할을 담당했던 일부 전구체 단백질이라는 데는 많은 학자가 의견을 같이 한다"며 "이번에 발견된 '니켈백' 역시 그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분자"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학자들은 망원경과 우주 관측 장비를 통해서만 외계 생명체를 찾는 것은 아니다"며 "지구 또는 지구 밖에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흔적, 즉 바이오 시그니처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학자들은 지구 생명체 탄생의 계기가 되는 화학물질을 아주 단순한 구조로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유력한 가설인 원시 수프 안에서 생명체가 자연스럽게 형성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 가설을 토대로 주위 에너지를 사용해 생화학적 합성을 촉진할 능력이 있는 물질을 떠올렸다.

원시 지구의 첫 바이오 시그니처를 특정하는 작업은 외계 생명체 탐사의 열쇠가 될 수도 있다. <사진=pixabay>

연구팀 관계자는 "우리 가설에 부합하는 물질을 찾기 위해 단백질 중에서도 특히 대사와 관련된 것들을 살폈다"며 "하나같이 초기 지구에 존재했다고 보기에는 너무 복잡해서, 단백질의 더 기본적인 구조를 조사하던 중 특정된 것이 '니켈백'"이라고 전했다.

이들이 생각하는 지구 생명 탄생의 시나리오는 이렇다. 초기 지구에 형성된 바다에는 니켈이 풍부했다. 이것이 '니켈백'으로 결합됐고 니켈 원자가 강력한 촉매 역할을 하면서 양성자와 전자를 끌어당겼다. 이 과정에서 수소가스가 발생, 원시 지구를 뒤덮었고 이것이 생명체가 대사를 시작하는 중요한 에너지원이 됐다.

연구팀 관계자는 "지구 최초의 생명체에 대한 가설은 많지만 실제 입증된 것은 별로 없다. 우리 실험에서는 단백질 대사 효소가 실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이것들의 활동은 매우 안정적이고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니켈백'이 원시 지구 생명체 발현 시나리오 중 가장 유력하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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