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많은 수수께끼가 풀리지 않은 고대 상어 메갈로돈이 체온 유지가 가능한 항온동물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연구팀은 26일 발표한 조사 보고서에서 메갈로돈이 필요에 따라 체온을 자유롭게 바꿨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현생 상어의 조상 중 하나인 메갈로돈은 약 2300만~360만 년 전 전기 중신세에서 선신세에 걸쳐 서식했다. 세부적으로 쥐상어과로 분류되는데 연골어류의 특성상 이빨 외에는 남은 흔적이 없어 자세한 생태는 물론 몸집, 체중 등이 모두 추측에 불과하다.

연구팀은 메갈로돈이 변온동물인 어류와 달리 항온동물일 가능성을 떠올렸다. 메갈로돈이 포함된 쥐상어과가 근육에서 생긴 열이 잘 달아나지 않는 신체 구조를 가졌기 때문이다.

연골어류인 메갈로돈은 이빨 외에 화석이 남지 않았다. 영화나 드라마가 속 메갈로돈은 모두 추측에 기반했다. <사진=영화 '메가로돈: 거대 상어의 습격' 공식 포스터>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메갈로돈 이빨 화석을 조사했다. 메갈로돈 이빨은 이베이에도 판매될 정도로 그다지 희귀하지는 않다. 이빨 동위원소 분석을 통해 연구팀은 명확하지는 않지만 메갈로돈이 항온동물임을 암시하는 증거를 찾아냈다.

조사 관계자는 "동물 치아의 주성분은 아파타이트라는 수산화 인회석으로, 여기에는 탄소와 산소가 포함된다"며 "동물 이빨 화석에서 어느 원자 쪽에 동위원소가 얼마나 들어 있는지 알아내면 환경이나 섭취한 먹이 등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메갈로돈은 필요에 따라 수온 대비 체온을 약 7℃까지 높게 조절한 것으로 생각된다"며 "포유류 수준의 체온 조절 능력은 아니지만 온혈동물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학자들은 메갈로돈의 이빨 화석 크기로 미뤄 덩치와 생김새, 생태 등을 짐작하고 있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메갈로돈의 항온 능력이 포유류에 한참 못 미치는 이유가 시상하부라고 봤다. 조사 관계자는 "인간의 체온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은 뇌의 시상하부가 온도 조절에 개입하기 때문"이라며 "쥐상어과는 어디까지나 신체 구조를 활용하므로 한계는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연구팀은 메갈로돈이 체온을 조절한 덕에 보다 빠르게 헤엄치고 찬물에도 견뎠지만 결국 이 능력 때문에 멸종에 이르렀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조사 관계자는 "선신세에는 지구가 얼어붙고 바다 생태계가 급격하게 변화했다"며 "메갈로돈처럼 높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충분히 먹고 에너지를 보충할 필요가 있는데, 생태계 균형이 깨지면서 체온 조절 능력이 약점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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