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의 아이콘 벌거숭이두더지쥐의 유전자를 일반 쥐에 이식하는 실험이 성공했다.

미국 로체스터대학교 연구팀은 29일 공개한 실험 보고서에서 벌거숭이두더지쥐의 장수 유전자를 실험쥐에 이식해 수명을 늘리는 실험이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고 전했다.

털이 없는 약 10㎝ 길이의 몸에 큼직한 앞니를 가진 벌거숭이두더지쥐는 개성만점 외형은 물론 설치류 중 오래 사는 동물로 유명하다. 신경변성 및 심혈관계 질환, 관절염, 암 같은 병에 잘 걸리지 않고 일반 쥐보다 10배나 장수한다.

일반 쥐보다 약 10배 오래 사는 벌거숭이두더지쥐 <사진=Dallas Zoo 공식 유튜브 채널 영상 'Meet our NAKED MOLE RATS' 캡처>

학계는 이 쥐가 건강하게 오래 사는 비결이 보습 성분으로 잘 알려진 히알루론산이라고 본다. 연구팀은 벌거숭이두더지쥐의 고분자 히알루론산을 생성하는 HAS2 유전자를 실험쥐에 이식했다. HAS2 유전자는 모든 포유류가 가졌지만 유독 벌거숭이두더지쥐는 히알루론산 생산 능력이 뛰어나다.

실험 결과 벌거숭이두더지쥐의 HAS2 유전자를 받은 실험쥐는 수명이 최소 4.4% 늘어났다. 약품으로 유도한 종양이나 피부암 억제력도 높아졌다. 히알루론산을 생성하는 HAS2 유전자의 양을 늘리면 수명 연장 효과는 더 클 것으로 연구팀은 결론 내렸다.

실험 관계자는 "확실하지 않지만 히알루론산은 면역계를 직접 통제하는 힘이 있는 것 같다"며 "히알루론산은 피부와 눈, 관절 등의 보습 작용을 하며 인간도 가졌지만 벌거숭이두더지쥐는 분자량이 5배나 되고 밀도도 높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고분자 히알루론산을 벌거숭이두더지쥐 체내에서 제거하면 세포에 암이 생기기 쉬워지는 것도 이미 확인됐다"며 "이번 실험이 일반 쥐가 아닌 인간에게도 적용될지 향후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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