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도 않는 세균보다 작은 큐알(QR)코드가 개발되면서 이 코드의 의미와 역사에도 관심이 모였다.
일본 공학자 하라 마사히로(68)가 1994년 개발한 QR코드는 현재 범용으로 활용되는 2차원 바코드 규격이다. 대학교 졸업 후 도요타 그룹 계열사 덴소에 취업한 하라 마사히로는 자동차 부품을 보다 쉽게 관리하기 위해 바코드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는데, 바둑을 두다 흑백 패턴에서 영감을 얻어 QR코드를 만들어냈다.
이번에 등장한 QR코드는 오스트리아 빈공과대학교가 세라믹 저장매체 개발사 세라바이트와 공동 제작했다. 면적은 불과 1.98제곱마이크로미터(µm2)로 어지간한 세균보다 작아 세계 최소형 QR코드로 기네스협회 인증을 받았다.
이 QR코드는 상당히 작은 크기임에도 특정 정보를 담고 읽는데 성공했다. 제작자들은 현대 데이터 보존 기술에 있어 밀도와 내구성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세운 혁신적 성과라고 자평했다.
빈공과대 폴 마이어호퍼 교수는 “해당 QR코드는 29×29 모듈로 구성되며, 각 픽셀 크기는 49㎚(나노미터)”라며 “이는 이전 최고 기록인 5.38µm2 및 픽셀 크기 80㎚를 대략 37% 줄인 대단한 성과”라고 설명했다.
49㎚ 크기의 픽셀은 가시광선 파장의 약 10분의 1인 관계로 사람의 눈은 물론 광학현미경으로도 인식할 수 없다. 정보를 읽기 위해서는 전자현미경이 필요하다. 일상생활에 쓰기는 불편할 수 있지만, 이 기술의 가치는 정보 보존이라는 QR코드 본연의 임무로 보면 상당히 크다.
폴 마이어호퍼 교수는 “재료공학 측면에서 이 기술의 가치는 작게 줄인 코드 자체가 아니라 안정성과 내구성에 있다”며 “현재 주류인 자기장과 전자 미디어는 수년에서 수십 년이 정해진 수명이고, 정보 유지에 막대한 에너지가 들며 정기적인 백업이나 이전이 필수”라고 지적했다.
교수는 “이번 QR코드는 고성능 절삭 공구의 코팅에 사용되는 매우 안정적인 세라믹 박막을 이용했다”며 “비활성이고 안정된 세라믹 재료에 새겨진 정보는 에너지 공급 없이 수백 년에서 수천 년에 걸쳐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 기술로는 개별 원자를 나열해 특정 정보를 패턴으로 새길 수 있지만 원자는 확산이나 이동이 쉬워 정보를 안정적으로 저장하기 어렵다. 이번 QR코드는 저장 밀도도 매우 높아 이론상으로 A4 용지 한 장 면적에 2(TB)테라바이트 넘는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