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유튜브는 단순한 영상 플랫폼을 넘어 수많은 사람의 생계가 걸린 공간이 된 지 오래입니다. 수익화 기준과 추천 알고리즘, 광고 정책이 바뀌면 수년간 키운 채널도 하루아침에 흔들리고 맙니다. 최근 먹방 수익 제한 논란을 보면서, 유튜브가 어떤 콘텐츠를 위험하거나 가치가 낮다고 판단하는지, 그 기준이 AI·알고리즘·행동과학·플랫폼 경제와 어떻게 맞물리는지 기획 '유튜브 생존게임'을 통해 살펴봅니다.
①먹방은 왜 표적이 됐나
②AI 쇼츠도 수익 제한될까
③먹방, 보기만 해도 문제?
④위험 챌린지는 왜 살아남나
⑤짜깁기·AI 영상도 돈 될까
⑥유튜버는 플랫폼의 임차인?
유튜브 먹방 생태계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먹방·다이어트 유튜버들이 수익 창출 중단을 통보받거나, 수년간 올린 영상 수백 편을 스스로 삭제하는 일이 잇따르면서다.
구독자 약 44만 명의 유튜버 살빼조는 지난 18일 채널 커뮤니티를 통해 수익 창출이 중단된 상태라고 밝혔다. 약 1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미소는 전체 667편 가운데 339편을 삭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과거 영상에 구체적인 체중과 감량 수치, 식단, 폭식 장면 등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파장은 대형 먹방 채널까지 번졌다. 구독자 약 1350만 명의 쯔양은 최근 영상에서 앞으로는 적당히 먹는 유튜버가 되겠다는 취지의 농담을 던졌다. 다만 쯔양이나 히밥처럼 많은 양을 먹는 것으로 유명한 크리에이터가 단순히 대식한다는 이유로 직접 제재를 받았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있다. 유튜브가 ‘먹방 금지령’을 새로 내린 것은 아니다. 유튜브는 2023년 관련 정책을 잇달아 손질해 폭식과 극단적 칼로리 제한, 식후 구토 등 섭식장애를 미화하거나 모방을 유도할 수 있는 콘텐츠에 대한 제한을 강화했다. 교육·다큐멘터리나 회복 경험을 다루는 콘텐츠는 예외였다.
올해 9월 공개된 정책 업데이트에도 먹방 자체를 새로 금지한다는 내용은 없다. 따라서 최근 파장은 새로운 먹방 규제라기보다 기존 섭식장애 관련 정책이 국내 먹방·다이어트 채널에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과정에 가깝다.
그렇다면 평범한 먹방과 규제 대상은 어디서 갈릴까. 현재 유튜브 가이드라인은 음식을 많이 먹는 행위 자체를 일률적으로 금지하지 않는다. 폭식이나 극단적 식이 행동이 섭식장애와 결합되거나, 시청자가 따라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제시되는지가 중요하다. 아동 대상 콘텐츠에서는 고당분·고지방 식품을 폭식하는 장면, 질식 위험이 있는 음식 밀어 넣기 챌린지 등이 광고 제한 사례로 명시돼 있다.
쯔양이나 히밥 같은 대식형 먹방 역시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다. 다만 현재 정책에서 ‘많이 먹는다’는 사실만으로 제재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폭식이나 극단적 식이 행동이 섭식장애, 모방 위험, 아동 유해성 등의 맥락과 결합하는지가 관건이다. 결국 경계선은 ‘얼마나 많이 먹느냐’보다 이를 어떤 방식으로 보여주느냐에 가깝다.
판정 대상도 영상 장면에 국한되지 않는다. 유튜브의 자동화 시스템은 제목과 섬네일, 설명도 함께 살펴본다. 광고 제한에 이의가 있으면 재검토를 요청할 수 있지만, 이때도 영상과 관련 콘텐츠 전체의 맥락과 표현 방식이 판단 대상이 된다.
정책 위반이 반복되면 문제는 영상 몇 편에 그치지 않는다. 유튜브는 경우에 따라 채널 전체의 광고 수익화를 중단할 수 있다. 수년간 영상을 쌓은 크리에이터가 과거 콘텐츠를 다시 점검하거나 삭제하는 이유다.
더 큰 변화는 플랫폼이 바라보는 ‘위험’의 기준이다. 과거에는 폭력이나 범죄, 성인물을 먼저 떠올렸다면 이제는 시청자가 따라 할 가능성, 특히 청소년이나 취약한 이용자에게 어떤 행동을 유발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떠올랐다.
먹방이 유튜브의 표적이 된 것처럼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제는 음식을 먹는 행위 자체보다 그 장면이 누구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반복 노출됐을 때 어떤 행동을 유발할 수 있느냐다.
그렇다면 사람이 직접 만든 먹방조차 이런 기준으로 수익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하루에도 수십 편씩 쏟아지는 AI 쇼츠는 안전할까. 유튜브는 이미 반복적·대량생산 콘텐츠를 별도의 수익화 문제로 다루고 있다. ②편에서 계속
박지연 기자 yeon@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