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이 다른 항성과 달리 뜨거운 목성(hot jupiter)을 갖지 않는 것은 비교적 많은 나이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뜨거운 목성은 주성과 거리가 극단적으로 짧고 크기나 구성 물질이 목성과 비슷한 외계행성을 말한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행성학자 미야자키 쇼타 연구팀은 최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뜨거운 목성은 태양계 바깥의 항성 다수가 가진 것으로 속속 밝혀지고 있지만 태양계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태양 외의 항성 주위를 공전하는 외계행성은 1995년 처음 발견됐다. 벨레로폰으로도 부르는 페가수스자리 51 b(51Peg b)다. 목성처럼 아주 큰 가스행성이면서 공전 궤도 반경이 수성보다 훨씬 짧아 학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후 관측에서 페가수스자리 51 b와 같은 거대 가스행성이 다수 발견되자 이런 유형의 행성이 태양계 바깥에 드물지 않다는 것을 학자들은 알게 됐다.

주성과 거리가 태양-지구의 10 분의 1에 해당하는 뜨거운 목성의 상상도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공식 홈페이지>

풀리지 않는 의문은 같은 항성인 태양 옆에는 왜 뜨거운 목성이 없느냐다. 뜨거운 목성이 발견되는 태양계 밖의 항성 대부분은 태양보다 가벼운 적색왜성이다. 이 점에 주목한 연구팀은 캘리포니아 레거시 서베이(California Legacy Survey) 자료를 뒤져 태양과 크기가 비슷한 항성 382개의 분광 데이터를 뽑아냈다.

미야자키 연구원은 "항성의 분광 데이터를 통해 그 나이나 딸린 행성의 유무를 유추할 수 있는데, 태양과 비슷한 총 46개 항성에서 행성이 발견됐다"며 "이들 행성을 공전 주기가 1~10일인 뜨거운 목성과 1~10년인 일반 행성으로 구분한 결과, 뜨거운 목성의 수가 훨씬 적었다"고 전했다.

해당 분석에서 연구팀은 태양급의 항성계에서 뜨거운 목성은 오래 가지 않아 소멸하는 경향을 파악했다. 미야자키 연구원은 "뜨거운 목성을 가진 태양과 비슷한 항성의 가상 모델을 구축하고 시간 경과에 따른 변화를 관찰했다"며 "항성 탄생 후 약 60억 년이 지난 시점에서 뜨거운 목성들은 거의 소멸했다. 다만 수십억 년이 지나도 일반 행성들은 그대로"고 설명했다.

46억 년 전 탄생한 태양과 그 행성계, 즉 태양계에는 뜨거운 목성이 존재하지 않는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태양은 탄생한 지 약 46억 년이 지난 것으로 여겨진다. 연구팀의 시뮬레이션 결과대로라면 태양은 이미 60억 년 전 만들어졌거나, 시뮬레이션보다 먼저 탄생한 뜨거운 목성들이 이미 소멸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연구팀은 이번 조사를 통해 적어도 태양계에 왜 뜨거운 목성이 없는지 의문은 다소 해소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미야자키 연구원은 "외계행성 연구는 본격적으로 시작된지 이제 불과 30년"이라며 "아직 역사가 짧은 분야이기 때문에 보다 많은 연구를 통해 뜨거운 행성 등 다양한 의문이 하나씩 풀려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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