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행성 에리스(Eris)와 마케마케(Makemake)가 뜨거운 핵을 가졌다는 관측 결과가 나왔다. 두 행성이 자리한 카이퍼 벨트는 활동성이 낮은 얼음 천체들이 머문다는 기존 생각을 뒤집는 주장이다.

미국 사우스웨스트 리서치 인스티튜트(SwRI)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관측 보고서를 19일 발표했다. SwRI는 차세대 관측 장비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에리스 및 마케마케 관측 정보를 분석해 이런 결론을 내렸다.

지구에서 가장 먼 왜행성 에리스는 2003년 처음 촬영됐다. 사진을 분석한 천문학자들이 그 존재를 2005년 뒤늦게 확인했다. 초반에 제나로 불리다 국제천문연맹(IAU)이 태양계 바깥쪽에 자리한 명황성(소행성 134340)형 천체(플루토이드)로 공인하면서 현재의 명칭이 붙었다. 마케마케는 카이퍼 벨트에서 두 번째로 밝은 왜행성이다.

지름 약 2326㎞인 왜행성 에리스의 상상도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공식 홈페이지>

SwRI 관계자는 “명왕성이 태양계 행성 리스트에서 제외된 계기가 바로 에리스와 마케마케 같은 왜행성”이라며 “태양계의 약간 바깥쪽에서 명왕성과 규모·특성이 비슷한 하우메아, 에리스, 마케마케 같은 천체가 속속 확인되면서 현재의 플루토이드 리스트가 완성됐다”고 전했다.

플루토이드는 태양에서 멀리 떨어진 카이퍼 벨트 천체(KBO)에 포함된다. 해왕성 궤도 바깥쪽인 카이퍼 벨트는 얼음으로 뒤덮인 천체들이 떠도는 도넛 모양의 광활한 영역이다. KBO들은 대부분 내부 활동이 없는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에리스, 마케마케가 뜨거운 핵을 가졌다는 SwRI의 주장은 단박에 주목받았다.

카이퍼 벨트에 자리하는 왜행성 마케마케. 지름은 약 1480㎞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SwRI 관계자는 “사실 얼음 천체의 중심부가 생각보다 뜨거울 수 있다는 의문은 여러 천문학자들이 전부터 제기했다”며 “이번에 우리가 찾은 것은 이 주장을 뒷받침할 새로운 자료”라고 말했다.

이어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관측 데이터를 이용해 얼음으로 덮인 에리스와 마케마케의 내부에서 열수 변성작용이 일어나는 증거를 잡아냈다”고 덧붙였다.

카이퍼 벨트를 통과했거나 근접한 탐사 장비들. SwRI는 KBO의 정확한 연구를 위해 추가 탐사선 파견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SwRI에 따르면, 두 왜행성 표면에서 검출된 메탄은 암석질의 핵에서 고온의 지질 화학적 반응이 일어나고 있음을 시사한다. SwRI 관계자는 “태양에서 멀리 떨어진 얼음 천체 에리스와 마케마케의 내부 활동이 활발하다면 물이 존재할지도 모른다”며 “두 왜행성에 정말 바다가 있는지 알 수 없지만, KBO 중에는 의외의 천체가 있다는 일부 가설이 사실로 확인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생각이 맞는다면 에리스와 마케마케는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태양계에서 가장 먼 천체인 셈”이라며 “카이퍼 벨트에 활동형 천체가 존재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제2의 뉴호라이즌스호 파견을 검토해야 마땅하다”고 역설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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