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1억9000만 년 전 수중을 누빈 거대한 어룡의 화석이 신종으로 확인됐다. 화석의 보존 상태가 좋은 이 어룡은 시포드라콘 골든카펜시스(Xiphodracon goldencapensis)로 명명됐다.
영국 맨체스터대학교 고생물학 연구팀은 9일 국제 학술지 Papers in Palaeontology를 통해 신종으로 특정된 시포드라콘 골든카펜시스의 연구 성과를 소개했다.
이 화석은 2001년 영국 아마추어 화석 수집가가 잉글랜드 남서부 해안의 쥐라기 지층에서 우연히 발굴했다. 비전문가가 보기에도 보존 상태가 좋은 화석은 캐나다 로열온타리오박물관에 소장됐지만 오랫동안 조사되지 않다가 최근 정밀 분석이 이뤄졌다.
맨체스터대 딘 로맥스 연구원은 "이 화석은 약 1억9000만 년 전 해양 생태계와 어룡의 진화 과정을 풀어내는 매우 중요한 단서"라며 "유구한 세월이 지났음에도 입체 구조가 유지된 어룡의 화석은 극히 드물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대한 안와가 갖춰진 머리뼈가 인상적인 이 어룡의 몸길이는 약 3m로 생각된다"며 "추골 분석 과정에서 앞다리와 뒷다리 부분이 큼직한 지느러미 형태인 사실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어룡의 화석은 대개 압축돼 평평한 상태가 많다. 이번처럼 머리뼈를 비롯해 신체 대부분 완전히 입체를 유지하는 샘플은 희귀하다. 머리뼈 양쪽은 큰 안와가 중심을 잡았고, 수백 개의 가늘고 날카로운 이빨이 돋아난 입 구조가 특징이다. 입이 마치 길고 거대한 검 같다고 해서 xipho(칼을 의미하는 고대 그리스어)와 dracon(용을 뜻하는 고대 프랑스어)을 이름에 붙였다.
딘 로맥스 연구원은 "어룡은 중생대에 생존한 멸종한 파충류의 한 무리로, 현대의 돌고래를 닮은 유선형 몸통과 지느러미 형태의 사지를 가졌다"며 "물고기나 오징어를 포식한 해양 파충류인 어룡은 어룡목(Ichthyosauria)이라는 독자적 그룹으로 분류돼 왔다"고 전했다.
연구원은 "이번 화석은 정보가 부족한 1억9080만~1억8270만 년 전 쥐라기 전기 지질시대 플린스바흐절(Pliensbachian)의 진화 연구에 유용하다"며 "이 시기는 어룡의 여러 계통이 멸종하고 새로운 그룹이 나타난 극적인 전환점으로 여겨진다"고 강조했다.
로열온타리오박물관은 24년 만에 높은 가치가 확인된 시포드라콘 골든카펜시스 화석의 연구를 지원하는 한편, 일반을 대상으로 한 특별전시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