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500년 전 고대 이집트 군사들이 머문 요새가 발견됐다. 화석이 된 빵 반죽도 남아 있어 당시 군인들의 생활상을 자세히 들여다볼 자료로 기대를 모았다.

이집트 관광유물부는 최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이집트 북부 시나이 사막에서 발굴한 약 3500년 전 요새의 이모저모를 소개했다.

요새가 자리한 곳은 이집트인의 군용 도로 중 하나인 일명 호루스의 길 인근이다. 모래에 파묻힌 채 3500년을 견딘 요새는 놀라울 정도로 상태가 좋아서, 내부에서 아궁이와 불에 타지 않은 빵 반죽의 화석까지 나왔다.

이집트 파라오 투트모세 1세 치세에 축조된 것으로 생각되는 요새. 호루스의 길 인근에서 발굴됐다. <사진=이집트 관광유물구 공식 페이스북>

유물부 관계자는 “요새는 약 8000㎡ 규모로 지중해 연안과 가깝다. 구조나 출토된 토기로 미뤄 고대 이집트 제18왕조 제3대 파라오 투트모세 1세 치세의 것으로 보인다”며 “이집트가 동쪽으로 세력을 확장하던 시대 방위선의 일부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요새가 세워진 호루스의 길은 나일강 삼각주와 동지중해 연안을 잇는 고대 군용 도로 중에서도 요충지”라며 “고대 이집트 파라오들은 이 루트를 통해 동방원정을 실시, 아시아 국가들과 교역하거나 군사행동을 전개했다”고 덧붙였다.

투트모세 1세는 이집트의 세력을 현대의 시리아 지방까지 확대한 군주다. 이번 요새는 그의 지배 영역의 확산을 뒷받침하는 방위 거점 중 하나로 생각된다. 견고한 방어탑이 11개나 세워졌는데, 각 기초에서 투트모세 1세의 이름을 상형문자로 새긴 봉납용 토기가 나왔다.

투트모세 1세의 이름이 상형문자로 새겨진 토기(왼쪽)와 화석이 된 채 보존된 빵 반죽 <사진=이집트 관광유물부 공식 페이스북>

유물부 관계자는 “요새의 규모와 구조로 미뤄 당시 이곳에는 최소 400명에서 최다 700명이 주둔했을 것”이라며 “내부에는 창고와 안뜰, 막사 등이 자리해 생활과 전투 모두 지원 가능한 시설”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요새 내부에는 북쪽에서 남쪽으로 뻗은 지그재그 형태의 벽이 있어 서쪽 거주 구역을 구분한다”며 “벽체의 강성을 높이는 한편, 사막의 강풍과 모래에 의한 침식을 줄이기 위한 과학적 디자인이 돋보인다”고 언급했다.

요새 내부에서는 에게해 제도의 것으로 보이는 화산암도 발견됐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이를 건축자재로 사용했다고 학자들은 봤다. 요새에 보급을 한 항구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어 학자들의 추가 조사가 이어지고 있다.

요새의 주거 구역에서 나온 토기 조각들 <사진=이집트 관광유물구 공식 페이스북>

학계는 이번 발견이 신왕국 초기에 있어서 이집트 북동부의 방위선, 즉 호루스의 길 주변의 방위 체제를 이해하는 계기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집트에서 가나안으로 이어지는 군용 도로 및 방위망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한다고 학계는 호평했다.

유물부 관계자는 “이집트가 약 4세기 동안 동지중해 연안을 지배할 수 있었던 요인을 이 요새가 알게 해 줄 것”이라며 “투트모세 1세가 서아시아에서 이집트 제국의 기반을 닦았다는 오랜 설을 뒷받침하는 발견이기도 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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