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상아리가 사람이 탄 카약에 접근, 나란히 헤엄치는 희한한 광경에 많은 관심이 모였다. 백상아리는 스티븐 스필버그(78) 감독의 대표작 ‘죠스’의 모델로 유명한 해양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다.

해외 유튜버 말리부 아티스트(The Malibu Artist)가 최근 공개한 약 9분짜리 영상은 남성이 탄 카약 주변을 어슬렁대다 나란히 헤엄치는 커다란 백상아리를 선명하게 담았다.

이 영상은 야생동물 사진과 영상을 다루는 카를로스 가우나가 미국 캘리포니아 연안에서 최근 촬영했다. 가우나는 지난해 1월 같은 해역에서 갓 태어난 백상아리 새끼를 카메라에 담아 화제가 된 인물이다.

사람이 탄 카약 근처로 다가와 헤엄치는 백상아리 <사진=The Malibu Artist 유튜브 채널>

그에 따르면, 이 상어는 올해 들어 여러 번 카약을 알아보는 듯 멀리서 접근해 왔다. 수생생물 전문가들은 상어가 분명히 카약을 기억하고 인식했다고 봤다. 

카를로스 가우나는 “이 상어를 올해만 몇 번 마주쳤다. 몸의 형태나 움직임에서 같은 개체임을 알 수 있었다”며 “상어 중에서도 거대하고 포악한 백상아리는 고대 상어 메갈로돈의 형체를 가늠하는 모델이기도 하지만 호기심이 왕성하다. 이 개체는 특히 그렇다”고 말했다.

영상을 보면 상어는 경계하는 기색 없이 카약에 인사하듯 접근해 한동안 그 옆을 계속 헤엄쳤다. 카를로스 가우나에 따르면 위협을 가하거나 공격할 징후는 전혀 없었다.

이에 대해 캘리포니아대학교 리버사이드 캠퍼스(UC 리버사이드) 박사과정 필립 스턴스 연구원은 “백상아리는 크기도 하고 영화 같은 미디어의 영향으로 사람을 덮치는 무서운 이미지가 박혔지만 인간을 먹잇감으로 인식해 덮치는 경우는 드물다”고 설명했다.

이어 “백상아리가 인간에 접근하는 이유는 대부분 호기심 또는 착각”이라며 “인간에 대한 백상아리의 공격은 연간 10건 미만이다. 웨트 슈트를 입은 사람의 몸짓이 백상아리 입장에서는 간혹 물범으로 보여 벌어지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학자들은 백상아리가 호기심과 더불어 높은 인지 능력을 가져 카약에 접근했다는 입장이다. 최근 연구에서 상어류는 인지 능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일부 상어는 특정 물체나 환경에 익숙해지거나 과거의 경험을 통해 위험하지 않은 존재를 구분한다.

해양생태계 정점에 자리한 포식자 백상아리. 멸종위기 취약종으로 분류된 백상아리는 의도를 갖고 인간을 공격하는 경우는 드물다. <사진=pixabay>

필립 스턴스 연구원은 “백상아리는 소리나 진동, 전기 신호를 감지하는 고도의 감각기관을 가져 주변 상황을 즉각 파악한다”며 “이번 개체도 지금까지 접근으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것을 학습해 해당 카약을 위험하지 않은 대상으로 인식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연구원은 “낯익은 대상에 다시 다가가는 행동은 강한 호기심의 표현이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백상아리의 또 다른 얼굴을 이번 사례가 보여줬다”며 “백상아리는 성숙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데다 낳는 새끼의 수도 적고 개체 회복이 더뎌 보호가 필요한 멸종위기 취약종”이라고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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