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제국의 화려하고 거대한 목욕탕이 새로 발굴됐다. 목욕탕은 로마인들의 오랜 전통이자 문화인데, 1900년 전 지층에서 뒤늦게 확인된 목욕탕은 당시 사람들의 뛰어난 기술력을 온전히 품고 있었다.
이탈리아 국립연구위원회(CNR) 고고학 연구팀은 시칠리아 중서부 고도 아그리젠토의 로마제국 별장 유적에서 지금껏 눈에 띄지 않았던 커다란 목욕시설을 발견했다고 4일 발표했다.
아그리젠토의 로마제국 유적에는 권력자들이 머물던 호화 별장이 여럿 자리한다. 이번에 나온 목욕탕은 지금껏 발견된 것들보다 압도적으로 크고 사치스러워 학자들의 시선이 쏠렸다.
조사 관계자는 "아그리젠토의 로마제국 별장 유적에서는 현재도 고고학적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수차례 증축한 별장 한 채를 집중 탐사했다"고 전했다.
이어 "역사학, 고고학, 인류학 등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한 이번 조사에서 별장 북쪽의 수수께끼 같은 유구는 단순한 건물터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별장에서 이어진 언덕에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목욕탕 터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즉 이전부터 발견된 유구는 이 거대한 시설의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이번 발견은 로마시대 권력자의 주거시설과 목욕탕이 학자들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 거대한 규모였음을 알게 해준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번 발굴에서는 1900년 전 로마인이 열기를 이용해 목욕물은 물론 방을 데운 히포카우스툼(hypocaustum), 즉 하이포코스트(hypocaust) 시설도 확인됐다. 조사가 이뤄진 별장 유적은 비교적 잘 보존돼 방의 배치도 명확히 알 수 있었다.
하이포코스트는 화덕에서 장작을 태워 만든 열기를 마루 밑이나 벽 안으로 보내 방 전체를 따끈따끈하게 데운다. 요즘 보일러와 같은 기능을 하는 고대 로마인의 첨단 설비다.
조사 관계자는 "이 시설은 자연 온천에 의존하지 않고 인공적으로 열을 만들어 목욕물을 데운 당시 사람들의 기술을 보여준다"며 "로마의 목욕시설은 사치품이자 높은 사회적 지위를 보여주는 것으로, 별장의 소유자가 상당한 고위층 인물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목욕탕의 구체적인 특징과 별장의 다른 구조물과 관계는 아직 모르므로 연구할 것이 많다"며 "아그리젠토 별장 유적의 조사가 마무리되면 로마 제정 시기 시칠리아의 경제, 사회, 그리고 목욕문화의 이해도가 상당 수준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유서 기자 lys@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