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에서 이긴 침팬지 무리에서 베이비 붐 현상이 관찰돼 관심이 모였다. 지능이 높은 영장류인 침팬지는 매우 공격적인 면을 가졌고 다른 무리와 목숨을 건 세력권 다툼을 벌이는 사례가 보고돼 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동물행동학자 브라이언 우드 교수 연구팀은 15일 이런 내용을 담은 관찰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도 실렸다.

침팬지가 집단 간의 물리적 충돌을 벌인 사례는 이전부터 몇 차례 보고됐다. 1970년대 탄자니아 곰베 국립공원에서 침팬지 두 무리가 4년간 싸운 끝에 양쪽 수컷이 모두 사망한 제인 구달의 연구 사례가 특히 유명하다.

침팬지들은 상대 무리와 싸워 이길 경우 베이비 붐이 일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침팬지가 왜 치열한 전쟁을 벌이는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팀은 30년에 걸쳐 우간다 키발레 국립공원에서 수집된 자료들을 정밀 분석했다. 특히 1998~2008년 은고고로 명명된 침팬지 무리가 인근 집단과 충돌을 거듭한 끝에 상대 쪽 개체 최소 21마리를 죽인 내용을 들여다봤다.

브라이언 우드 교수는 “승리한 은고고 침팬지들은 2009년 경쟁자들이 살던 영역까지 서식지를 넓혔다”며 “조사에 따르면 은고고 침팬지의 서식 지역은 6.4㎢, 약 22%나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고고의 침팬지의 무리가 낳은 새끼의 수에 뚜렷한 변화가 생겼다. 서식지가 확대되기 전 3년 동안 무리가 낳은 새끼는 15마리지만, 서식지 확대 후 3년 동안 37마리가 태어나 출산율은 2배 이상이 됐다. 갓 태어난 새끼의 사망률도 서식지 확대 전 41%에서 8%까지 낮아졌다”고 덧붙였다.

올해 10월 타계한 영국의 동물생태학자 제인 구달. 생전 동물보호운동과 침팬지 연구로 유명했다. <사진=BBC·제인 구달 공식 인스타그램>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경쟁 무리를 습격해 세력권을 확대하는 것이 침팬지의 번식 효율을 높임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영역의 확대로 더 많은 먹이를 얻게 되고, 그 결과 영양 및 건강 상태가 개선돼 번식력이 향상된 것으로 연구팀은 추측했다. 영아 생존율 개선에 대해서는 라이벌 집단의 수컷 배제가 원인 중 하나로 추측됐다.

특히 연구팀은 침팬지의 전쟁은 이긴 무리는 큰 이익을 얻는 반면, 진 무리는 핵심 개체가 죽거나 자원이 줄어드는 등 혹독한 대가가 수반되는 점에서 인간의 싸움과 비슷하다고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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