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트기 전이나 황혼의 하늘에서 달 다음으로 밝게 빛나는 천체는 금성이다. 빛공해와 우주 쓰레기에 대응하는 국제천문연맹(IAU) 부속 기관 어둡고 고요한 밤 지킴이(Centre for Protection of the Dark and Quiet Sky, CPS) 학자들은 29일 공식 채널을 통해 금성이 달 다음으로 밝게 빛나는 이유를 알기 쉽게 소개했다.

태양계 두 번째 행성 금성은 어지간한 1등성보다 훨씬 밝다. CPS 행성학자 앤서니 말라마 연구원은 “1등성 중에서도 밝은 편인 시리우스의 겉보기 등급은 -1.47, 금성은 –4.14”라며 “2.67의 차이는 밝기로 환산하면 약 12배에 해당한다. 1등성 중에서 가장 어둡다고 여겨지는 레굴루스의 경우 1.35로, 금성이 무려 157배 밝다”고 설명했다.

CPS 학자들은 금성이 이토록 밝은 이유를 몇 가지로 압축했다. 우선 상당히 높은 알베도, 즉 반사율을 꼽았다. 완전한 거울은 태양빛을 100% 반사하는데, 금성의 알베도는 0.76으로 받은 태양빛의 약 76%나 반사한다. 지구와 달의 태양빛 알베도는 각각 약 30%와 7%에 불과하다. 

어지간한 1등성보다 훨씬 밝게 빛나는 태양계 두 번째 행성 금성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공식 홈페이지>

두 번째 요인으로 반사율을 좌우하는 두꺼운 구름의 존재가 거론됐다. 금성은 지표면에서 48~70㎞ 상공에 구름층이 형성돼 있다. 이 구름은 아주 미세한 물방울과 같은 황산 에어로졸로 구성되는데, 이것들이 태양광을 효율적으로 산란해 금성은 밝게 빛나 보인다.

지구에 비교적 가까운 점, 그리고 거리 변화가 큰 점도 금성이 밝은 요인이다. 금성과 지구의 평균 거리는 약 1억7000만㎞로, 평균 거리만 보면 수성이 지구와 더 가깝다. 다만 금성은 수성보다 크고, 같은 거리로 따지면 더 많은 빛을 반사한다. 참고로 금성이 지구와 태양 사이로 들어가는 내합이 될 때는 상당히 어둡게 변한다. 이때 금성과 지구의 거리는 약 3800만㎞까지 줄어든다.

인류의 테라포밍 대상 천체로 거론되는 금성. NASA는 오는 2030년대 베리타스 탐사선을 보내 대기와 지표면을 조사할 계획이다. <사진=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공식 홈페이지>

구름이 빛을 지구 방향으로 산란시켜 밝기를 끌어올릴 가능성도 제기됐다. 앤서니 말라마 연구원은 “금성 구름 속의 황산 에어로졸은 태양광을 지구 방향으로 산란할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됐다”며 “이 구름이 빛을 지구 방향으로 산란하는 현상을 학자들은 ‘글로리’라고 칭한다. 쉽게 말해 무지개 같은 광학 효과의 일종”이라고 언급했다.

학자들은 금성의 태양빛 반사율, 지구와 거리, 위상의 변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이 천체가 그토록 밝게 빛난다고 봤다. 금성의 겉보기 등급은 -4.92에서 -2.98 범위에서 변화하는데, 이는 광해가 심한 도시에서도 연중 관측 가능할 정도의 밝기라고 CPS는 전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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