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면에 미소를 띤 독특한 메두사 조각상이 튀르키예에서 나왔다. 그리스 신화 속의 메두사는 무서운 괴물 이미지로 줄곧 그려진 터라 학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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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바틴대학교 고고학 연구팀은 9일 공식 채널을 통해 고대 로마 유적에서 특이한 표정의 메두사 조각상을 발굴해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고르곤 세 자매의 막내 메두사는 머리카락이 온통 독사이고, 그 눈을 본 자를 돌로 바꿔버리는 무서운 괴물 이미지가 강하다. 오래전부터 만들어진 회화나 조각 등 관련 작품은 하나같이 메두사의 섬뜩한 느낌을 강조했다.

메두사의 상은 조각은 물론 건축물이나 함선, 방패 같은 병장기에도 들어갔다. 무시무시한 형상의 메두사가 예로부터 침입자나 적을 위협하고 쫓아내는 부적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고르곤 세 자매의 막내 메두사. 괴물인 만큼 섬뜩한 이미지를 강조한 조각이나 회화가 대부분이다. <사진=pixabay>

바틴대 고고학자 파트마 캄 교수는 “튀르키예에 자리한 고대 로마시대 포룸(광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아주 희귀한 메두사 조각이 나왔다”며 “머리는 우리가 익히 아는 메두사지만 표정은 모나리자와 같이 은은한 미소가 인상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굳이 메두사를 만들면서 미소를 표현한 것은 뜻한 바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며 “신화의 해석을 바꾼 고대 미술품으로서 가치가 상당히 높다”고 평가했다.

조각상이 나온 포룸은 과거 아마스트리스(Amastris)로 불린 고대 로마유적에 속한다. 현재 튀르키예 북부에 자리하며, 많은 학자들이 발굴조사를 벌이고 있다. 멋진 기둥이 늘어선 회랑과 타일을 갖춘 대규모 건축물의 흔적도 발견됐다.

파트마 교수는 “약 2787㎡의 광대한 지역에서 높이 약 9.1m에 달하는 대리석 기둥이 차례로 드러났다”며 “대리석 기둥 윗부분을 장식한 천장 패널 중에 온화한 미소를 머금은 메두사가 포함됐다”고 말했다.

카라바조가 그린 메두사. 대중에 익숙한 메두사 중 하나로, 페르세우스에 죽음을 맞는 상황을 묘사했다. <사진=우피치 미술관 공식 홈페이지>

학자들은 해당 지역의 토양 속 미네랄이 조각상에 부착돼 결정화했고 조각 자체의 표면이 풍화하면서 대리석 특유의 광택이 날아간 것으로 봤다.

조각상의 표정에 대해 파트마 캄 교수는 “그리스 신화의 사랑을 관장하는 신 에로스처럼 만들어진 메두사”라며 “우아한 여성이나 어린아이처럼 온화한 미소는 아마도 평화와 번영을 표현하기 위한 의도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교수는 “이번 발견을 통해 당시의 아마스트리스가 얼마나 찬란한 도시였는지를 알 수 있다”며 “로마의 포룸은 상업과 사교의 중심지였고, 이 미소 짓는 메두사는 당시 사람들의 삶과 문화의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듯하다”고 언급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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