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성운 M57(NGC 6720)에서 수수께끼의 막대 구조가 관측됐다. 지구에서 약 2500광년이라는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자리하는 M57은 프랑스 천문학자 샤를 메시에가 1779년 발견했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영국 왕립천문학회가 발간하는 월간지 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 1월호에서 M57의 희한한 막대 구조를 소개했다. 거문고자리에 위치한 M57은 환상적인 형상 덕에 남쪽고리성운(NGC 3132)과 함께 많은 인기를 끄는 고리성운이다.

이번에 포착한 것은 전리된 철 원자가 거대한 띠 모양으로 모인 영역이다. 연구팀은 발견된 구조가 죽어가는 별이 삼켜버린 암석행성의 잔해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만약 이 구조가 규명된다면, 별의 최후와 행성의 운명을 풀어내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했다.

허블우주망원경이 잡아낸 M57. 유럽우주국(ESA)이 2013년 공개했다. <사진=ESA 공식 홈페이지>

UCL 천문학자 로저 웨슨 박사는 “고리성운은 연료를 소진한 항성의 바깥층 가스가 볏겨지면서 형성되는 전형적인 행성상성운”이라며 “고리성운의 중심에는 과거 태양처럼 빛났던 백색왜성이 남아 있으며, 여기서 내뿜는 강렬한 자외선이 주위에 퍼지는 가스를 전리해 빛나면서 환상적인 자태가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구의 주성 태양도 약 50억 년 뒤에는 연료를 소진해 바깥층 가스를 방출하며 고리성운을 만들고 일생을 마친다”며 “성운 내부에서 이번에 관찰한 미스터리한 쇠막대기는 WEAVE를 통해 상세 분석이 가능했다”고 전했다.

WEAVE는 카나리아제도에 건설된 윌리엄허셜망원경(WHT)에 설치된 관측 장비다. 광섬유 수백 개를 묶은 특수 유닛을 이용해 성운의 모든 지점에서 도달하는 빛을 세밀하게 분석한다. WEAVE가 잡아낸 M57의 정보를 들여다본 연구팀은 고리 모양으로 펼쳐진 가스 안쪽에 전리된 철 원자가 밀집한 막대 같은 영역을 분명히 파악했다.

WEAVE 장비를 이용해 관측한 M57. 고리은하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막대 구조물이 선명하다. <사진=UCL 공식 홈페이지>

로저 웨슨 박사는 “그동안 망원경으로는 포착할 수 없던 성운 중심부의 거대한 구조가 비로소 드러났다”며 “세부적으로 보면, 외측의 밝은 고리는 산소 이온이 발하는 빛, 중앙을 가로지르는 막대 부분은 전리한 철 원자의 플라즈마가 발하는 빛으로 각각 구성된다”고 언급했다.

조사 결과 막대 구조에 포함된 철의 총량은 화성의 전체 질량과 맞먹었다. 철 막대의 길이는 명왕성 공전궤도의 대략 500배로, 태양계 전체를 여러 개 나열할 만큼 길었다. 이 기묘한 플라즈마 상태의 고리가 존재하는 이유는 일단 두 가지가 꼽혔다.

로저 웨슨 박사는 “하나는 항성에서 가스가 방출될 때 복잡한 물리현상으로 인해 철이 모였다는 가설”이라며 “다른 하나는 항성 주위를 돌던 행성이 소멸했을 가능성”이라고 추측했다.

WEAVE로 관측한 M57의 상세 이미지. 밝은 외부 고리는 세 가지 다른 산소 이온이 방출하는 빛, 가운데 막대는 이온화한 철 원자 플라즈마가 방출하는 빛으로 각각 구성된다. <사진=로저 웨슨>

박사는 “과거 항성 주위를 돌던 지구와 같은 암석행성이 거대해진 항성에 휩쓸려 증발했다면, 행성을 구성하던 철 성분이 항성의 열에 녹아 플라스마의 띠가 돼 우주 공간에 남을 수 있다”며 “이런 행성 증발설이 맞는지 알아보려면 철과 함께 다른 원소가 어떻게 존재하는지 살펴보면 된다”고 말했다.

마그네슘 등 특정 원소가 철과 함께 발견되면 행성이 증발해 철의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아직 결론을 내릴 단계가 아닌 만큼, 연구팀은 제임스웹우주망원경 같은 심우주 관측 장비를 동원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학계는 이번 발견이 머나먼 우주의 사건인 동시에 지구와 태양의 미래인 점에 주목했다. 항성이 방출한 물질은 오랜 시간 우주를 떠돌다 곧 다음 세대의 별이나 행성, 심지어 생명을 형성하는 재료가 되기 때문이다. 로저 웨슨 박사는 “고리성운에서 발견된 희한한 쇠막대기는 항성이 그 일생을 마칠 때 어떤 물질을 우주의 생명을 이어가는지 알려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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