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애를 위해 다리에 화려한 무늬를 연출하는 오징어가 특정됐다. 오징어는 원래 체색을 자유롭게 바꾸는 변장의 명수인데, 이번에 확인된 기술은 편광을 이용한 강한 대비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일본 도쿄대학교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조사 보고서를 내고 갑오징어류가 체색을 바꿔 구애하는 놀라운 과정을 소개했다.

오징어는 기본적으로 투명한 생물인데 카멜레온처럼 변신이 자유롭고 화려한 무늬를 연출한다. 이는 수컷이 암컷에 구애할 때, 천적이 접근해 위협을 느낄 때 주로 나타난다.

구애를 위해 체색을 바꾸는 갈색갑오징어 수컷 <사진=나카야마 아라타>

연구팀은 일본 아오모리현립아사무시수족관의 갈색갑오징어를 장기간 관찰했다. 갑오징어류의 하나인 갈색갑오징어는 몸길이 약 12㎝로 수컷은 암컷에 없는 수 ㎝의 가늘고 긴 다리 한 쌍을 가졌다. 구애할 때 이를 쭉 뻗어 암컷에 매력을 어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다리의 구조와 기능을 자세히 밝히기 위해 관찰에 나선 연구팀은 다리 근육을 덮은 투명한 표피에 주목했다. 전자현미경 관찰 결과, 여기에는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빛을 반사하는 특수 세포가 포함된 것을 확인했다. 이 세포가 밀집한 부위는 암컷에 잘 보이는 외부 표피가 아니라, 다리 근육 사이의 투명한 내부 표피인 점도 알아냈다.

도쿄대 나카야마 아라타 연구원은 "갈색갑오징어 다리 안에서 빛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살폈더니, 다리 근육이 움직이는 쪽을 따라 편광됐다"며 "구애 중인 수컷 오징어를 특수 카메라로 촬영하자 각 다리가 다리가 편광을 이용해 선명한 무늬를 만들어내는 것도 파악됐다"고 전했다.

암컷과 수컷 갈색갑오징어의 다리 차이 및 빛이 다리에 들어오는 방향에 따라 편광이 달라짐을 보여주는 이미지 <사진=도쿄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이어 "많은 오징어는 인간과 달리 색을 구별하지 못하지만, 편광을 이용해 소통하거나 외부 정보를 얻는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수컷의 색과 무늬는 눈에 띄어 암컷을 끌어들일 뿐만 아니라 천적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등 종의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학계는 이번 성과가 생물의 진화에 빛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나카야마 연구원은 "인류가 인식하는 동물 간의 소통 수단은 겨우 몇 가지에 불과할 것"이라며 "우리 연구는 동물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의 다양성을 새삼 깨닫게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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