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가 우리몸의 신경계를 정비하고 건강에 좋은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의외로 적다. 독서는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는 최고의 수단으로 인식되는데, 건강에 대한 순기능도 적지 않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독서에 몰두하면 책 내용 외에는 신경 쓰지 않게 되고, 마음이 차분해지며 몸의 힘이 풀리는 듯한 평안을 얻을 수 있다. 바쁘고 스트레스로 가득한 현대인의 일상에서 독서가 가져다 주는 휴식 효과는 생각보다 다댄하다.

독서에 집중하면 일순간 주변이 사라지고 숨이 느려지며 어깨의 힘이 빠지고 마음의 잡념이 가라앉는 느낌이 든다. 이러한 순간에 일어나는 몸의 변화는 오락이나 교육보다 훨씬 깊은 의미를 갖는다고 학자들은 강조한다. 독서는 이처럼 뚜렷한 이완 효과가 있어, 자극이 과도한 현대사회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건강생활이다.

프랑스 신경과학자 앙느 롤 르 쿰프 박사는 "독서는 단순히 눈으로 지면의 글자를 따라가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심박수부터 호르몬까지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치는 복잡한 신경과학 과정"이라며 "독서가 인간의 뇌에서 가장 오래된 회로의 일부를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책은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는 것이 좋다. <사진=pixabay>

이어 "문자가 등장한 것은 겨우 수천 년 전이므로, 뇌가 문자를 읽는 회로를 발달시킬 시간적 여유는 사실 없었다"며 "인간은 과거에 동물의 발자국을 읽어내거나, 구름의 움직임과 바람에 흔들리는 잎사귀의 흔들림을 인식하는 신경망을 재활용해, 문자를 읽는 회로로 활용해 왔다. 이를 신경 재활용 가설이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신경학 연구팀은 2020년 조사 보고서를 내고 인간이 독서를 할 수 있는 것은 물체 인식에 특화한 시각 시스템의 일부가 읽기의 중요한 요소인 정서법 처리, 즉 문자와 단어를 인식하는 능력을 위해 전용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독서를 할 때 뇌의 시각계는 문자를 인식해 단어로 변환하고, 언어 네트워크가 기억 속의 의미와 연결한다. 한편 뇌의 주의계는 이야기 흐름에 계속 집중하고, 동시에 기억계는 새로운 정보를 기존 지식과 통합한다. 즉 독서 중인 뇌에서는 여러 영역이 협조하며 유기적으로 작동한다는 게 학자들 중론이다.

독서가 특별한 것은 이러한 과정이 디지털 미디어가 요구하는 단편적 주의와 달리, 하나의 정보 흐름에 지속적으로 집중할 것을 요구한다는 사실이다. 이로 인해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이 우세한 투쟁·도피 반응에서 부교감신경이 우세한 상태로 전환된다. 심박수가 느려지고 호흡이 규칙적으로 변하며, 근육 긴장이 완화되는 등 눈에 보이는 생리학적 변화가 일어난다.

독서는 뇌의 다양한 영역이 복합적으로 기능하게 만든다. <사진=pixabay>

 

흥미로운 것은 이런 독서의 건강 상 이점을 극대화하는 바른 독서 방법이 최근 제창된다는 사실이다. 앙느 롤 르 쿰프 박사는 최근 인터넷 포럼 빅 싱크(Big Think)에 낸 기고에서 독서를 통한 마음 정돈 방법 5가지를 소개했다.

1. 다양한 책을 읽는다
논픽션 작품은 분석적인 뇌 네트워크를 활성화하고, 픽션은 능동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운다. 논픽션 작품뿐 아니라 픽션 작품도 읽으면 상상력을 발휘하게 되고, 스트레스와 불안에서 해방된다.

2. 독서 시간을 조절한다
언제 읽어도 이득을 얻을 수 있지만, 전략적으로 독서 시간을 정하면 효과가 더 커진다. 잠자기 전 독서하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감소하고 부교감 신경이 활성화해 뇌가 잠잘 준비를 할 수 있다.

3. 독서 습관을 확립한다

독서를 할 때는 정신 상태에 따라 알맞는 도서를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사진=pixabay>

독서를 하는 장소나 시간, 루틴 등을 확립하면 독서를 자신에게 주는 보상처럼 느끼는 시점이 온다. 독서를 기쁜 경험이나 습관으로 만들면 책을 잡기 위한 시간을 스스로 내려 하고, 그 혜택을 지속적으로 누리려 한다.

4. 정신상태에 맞는 책을 고른다
불안을 느낄 때 복잡한 문학 작품을 억지로 읽으려 해도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따라서 마음이 불안할 때는 가볍게 읽기 쉬운 책부터 시작하고, 마음이 차분해지면 난해한 책에 도전하는 것이 좋다.

5. 호기심에 순응한다
독서를 통한 스트레스 감소 효과는 억지로 책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책에 몰입해야 얻을 수 있다. 책 내용에 공감하지 어려운 경우, 일단 자신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책으로 바꾸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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