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의 일부 종은 개체끼리 친분을 쌓고 특정 동료와 함께 행동한다는 흥미로운 관찰조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엑세터대학교 동물행동학 연구팀은 이달 17일 발간된 국제 학술지 Animal Behaviour에 이 같은 내용의 조사 보고서를 게재했다.

황소상어는 몸길이 약 3m, 체중 약 200㎏의 대형종이다. 체내 염분 농도를 조절할 줄 알아 담수에서도 헤엄칠 수 있다. 연구팀은 피지 연안에서 6년에 걸친 관찰 조사를 벌여 지금껏 알려지지 않은 황소상어의 사회성을 파악했다.

액세터대 동물행동학자 나타샤 마로시 연구원은 “세계에는 500종 넘는 상어가 존재하고 생태도 상당히 다양하다”며 “황소상어는 성격이 거칠어 백상아리나 뱀상어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상어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담수에서도 생존 가능해 강을 거슬러 올라오기도 하는 황소상어 <사진=pixabay>

이어 “황소상어는 무리 안에서 어떤 개체와 함께 지낼지 스스로 결정하는 듯하다”며 “황소상어의 뚜렷한 사회성을 밝힌 선행연구가 없는 점에서 이번 성과는 가치가 있다”고 자평했다.

연구팀은 2020년부터 6년간 남태평양 피지의 샤크리프해양보호구역에 서식하는 황소상어 184마리를 관찰했다. 연구팀은 상어들이 아주 가까운 거리를 두고 지내거나, 한쪽이 다른 쪽 뒤를 꼭 붙어 헤엄치거나, 옆에 나란히 헤엄치는 행동 등을 통계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상어들은 넓은 바다에서 흩어져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특정 동료와 반복적으로 행동을 함께했다. 연구팀은 집단 내에서 어떤 개체와 함께 지낼지 스스로 결정하는 이 행동을 사회적 선호(social preferences)라고 봤다.

나타샤 마로시 연구원은 “상어도 개체들 간의 명확한 우정이 존재하며, 자기 의지로 선택한 동료와 사회적 유대를 맺는다”며 “이들이 몸집 차이와 개체별 취향 두 가지가 결합해 친구를 정하는 사실도 흥미롭다”고 전했다.

연구팀이 관찰조사한 황소상어들에게서 나타난 사회성. 점찍은 개체를 졸졸 따라다니거나(a, c) 나란히 헤엄치는(b) 개체들에게서 뚜렷한 사회성이 드러난다는 게 연구팀 결론이다. <사진=나타냐 마로시>

연구원은 “조사 결과, 황소상어 사회는 경험이 풍부하고 몸집이 큰 암컷들 중심으로 움직였다”며 “상어들은 자신을 지켜주는 튼튼한 개체를 선호했는데, 단순히 덩치만 보는 것이 아니라 취향에 맞는 특정 상대를 좁혀가며 최종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황소상어가 성장과 함께 동료와 관계에도 변화를 준다고 강조했다. 타 개체와 가장 활발하게 교류하는 것은 짝짓기가 가능한 성체들이며, 충분한 경험을 쌓은 개체는 갈수록 혼자 지내는 시간이 길어진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학계는 이번 발견이 상어의 사회 구조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생태계를 보호하는 데 좋은 정보라고 평가했다. 황소상어는 상어 지느러미를 목적으로 한 남획과 연안부 및 하천 개발로 인한 서식지 파괴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멸종 위기종 위급종(VU)에 지정됐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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