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야생동물보호구역에서 늑대들이 서로를 공격하는 일이 발생, 무리 전체를 안락사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졌다. 동물학자들은 늑대 무리의 힘의 균형이 무너진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잉글랜드 남동부 캔터베리에 자리한 야생동물보호구역 와일드우드 트러스트(Wildwood Trust)는 27일 인스타그램에 성명을 내고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와일드우드 트러스트 폴 윗필드 소장은 "개체 간의 갈등이 격화해 3마리가 생명이 위험한 부상을 입었다"며 "전체 개체의 안락사라는 전례가 없는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우리도 무척 유감"이라고 전했다.
이어 "야생동물보호구역이 캔터베리 교외에 위치해 다른 방법으로는 개체들의 싸움을 막을 도리가 없었다"며 "경험이 풍부한 사육사와 수의학 전문가, 레인저가 협의해 늑대들이 더 이상 고통을 겪지 않도록 안락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례는 야생늑대의 생태를 잘 보여준 점에서 주목됐다. 늑대는 복잡한 가족 구조를 바탕으로 살아가는 사회성이 높은 동물로, 힘의 균형이 무너지면 갈등, 공격, 따돌림 등 이상현상이 곧 벌어진다. 늑대 자체가 무리와 밀접하게 연결된 환경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장기간 격리하거나 분리하면 동물복지 측면에서 좋지 않아 부득이 안락사를 결정했다는 게 와일드우드 트러스트 입장이다.
폴 윗필드 소장은 "안락사는 결코 가볍게 선택할 사안이 아니지만, 더 이상 동물복지를 유지할 수 없다면 가장 인도적인 선택이 될 수도 있다"며 "늑대들을 다른 무리로 옮기더라도 추가적인 충돌이나 부상, 혹은 다른 무리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어 우리로서는 마지막 선택이었다"고 아쉬워했다.
와일드우드 트러스트 레인저들은 안락사 절차를 진행하는 동안 보호구역을 폐쇄했다. 전례가 없는 결정에 영국은 물론 다른 국가의 주요 언론들이 주목했고, 많은 학자들도 이번 사례에 관심을 보였다.
야생동물 무리를 어쩔 수 없이 안락사하는 것이 옳은지 논란은 전부터 계속됐다. 호주 야생동물 보호당국은 지난해 태즈메이니아 해변에 떠밀려 온 고래 90마리를 물에 되돌리려 했지만, 바다가 거칠어 불가능해 안락사했다. 당시 이 이슈를 놓고 "방법이 없었다"는 의견 한편에서는 "결국 인간이 만든 재앙이며, 묘안을 찾았어야 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