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4일 태양에 근접해 흔적도 없이 사라진 맵스(MAPS) 혜성의 마지막 순간이 공개됐다.
유럽우주국(ESA)은 10일 공식 채널을 통해 태양 및 태양권 관측선 소호(SOHO, The Solar and Heliospheric Observatory)가 잡아낸 맵스 혜성의 최후를 공개했다.
지난 1월 13일 아마추어 천문 마니아들이 발견한 맵스 혜성은 이달 4일 밤(한국시간) 태양에 초접근했다. 일부 학자는 육안으로 관찰 가능할 정도의 빛을 기대했으나, 맵스 혜성은 태양의 강력한 코로나에 찢겨 소멸했다.
ESA 영상을 보면, 맵스 위성은 태양의 맹렬한 열기와 중력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얼음과 먼지로 만들어진 본체가 견디지 못하고 분쇄됐다. 반대편으로 파편이 분출되는 당시 상황은 ESA와 소호를 공동 운용하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다른 관측 위성들도 포착했다.
원래 맵스 혜성은 태양에 접근하며 이번 세기 최대급 우주쇼를 보여줄 것으로 관심을 모았다. 혜성의 본체는 물과 이산화탄소가 결합한 얼음에 암석과 먼지가 섞인 더러운 눈사람 같은 덩어리다.
혜성이 태양에 가까워지면 얼음이 증발하고 함께 뿜어져 나온 암석 부스러기나 먼지가 빛을 반사하면서 거대하고 아름다운 꼬리를 만든다. 맵스 혜성은 태양의 극한까지 접근하는 경로였기 때문에, 활동이 절정에 달하면 대낮에도 빛날 것으로 예상됐다.
ESA 관계자는 “근일점에서 태양의 극히 가까운 곳을 스치듯 지나가는 혜성은 선그레이저(sungrazer)라는 특수한 궤도를 보인다”며 “맵스 혜성이 태양 표면에서 16만2000㎞ 떨어진 곳을 통과할 때, 너무 뜨거운 열과 중력을 견디지 못해 얼음 덩어리가 산산조각 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맵스의 최후는 근일점을 통과할 때 태양에 바짝 접근하는 크로이츠 혜성군의 숙명을 보여줬다”며 “과거 하나의 거대한 혜성이 태양에 접근하다 분열되고, 각 파편이 태양에 되돌아오는 것이 바로 크로이츠 혜성군”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국립천문대(NAOJ)에 따르면, 맵스는 지난 1965년 9월 18일 새벽 발견된 이케야-세키 혜성(C/1965 S1)과 같은 그룹이다. 맵스 혜성은 2011년 밝게 빛난 러브조이 혜성(C/2014 Q2)의 광량을 능가해 무사히 생환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다만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정밀 관측 결과, 핵의 직경이 겨우 0.4㎞라는 점이 밝혀졌다. 시속 약 160만㎞의 맹렬한 속도로 수백만 ℃에 달하는 태양 대기 코로나 속으로 날아든 혜성은 버티지 못하고 먼지처럼 사라졌다.
맵스가 비록 장엄하게 빛나는 대혜성 직전 소멸했지만 우주 마니아들에게는 판스타스(PanSTARRS, C/2017 K2) 혜성이 남아있다. 이 혜성은 이달 중순부터 22일경 절정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판스타스는 오는 17일 삭 전후 달빛의 영향을 받지 않아 쌍안경으로도 흐릿한 꼬리를 관찰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준으로 오는 20일 오전 태양에 근접하며, 맵스 혜성보다 훨씬 멀리 떨어진 안전한 경로를 이동한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