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억5200만 년 된 포유류 조상의 알 화석에 학계의 관심이 모였다. 우리의 먼 조상이 한때 태생이 아닌 난생이었음을 보여주는 이번 발견은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 9일 자에도 실렸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위트와테르스란트대학교 고생물학자 제니퍼 보사 교수 연구팀은 2008년 카루 분지 조사에서 2억5200만 년 전 고생물의 알 화석을 발굴했다. 카루 분지는 남아프리카 남부의 반건조 지대로, 고생대부터 중생대에 이르는 지층이 지표면 가까이 드러나 세계적인 화석 산지로 알려져 있다.
당시 기술로는 알 화석을 파괴하지 않고 내용물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20년 가까이 시간이 흐른 뒤 프랑스 유럽방사광연구소(ESRF)와 협력, 알 화석의 내용물을 비파괴 검사했다.
제니퍼 보사 교수는 "화석은 아주 작은 뼈가 돌출된 덩어리 형태의 암석"이라며 "약 2억5200만 년 전의 동물은 알 안에서 죽었는지, 아니면 부화한 뒤에 죽었는지, 또한 대체 어떤 생물인지 상당한 부분이 수수께끼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신 X선 기술로 분석한 결과, 알을 낳은 것은 포유류의 조상에 해당하는 초식동물 리스트로사우루스로 밝혀졌다"며 "이 동물은 태어난 직후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새끼를 만드는 번식 전략으로 페름기 말기 대멸종을 견뎠다"고 덧붙였다.
페름기 말기에 이르러 지구는 사상 최대 규모의 대멸종을 맞았다. 이로 인해 바다생물의 약 96%를 포함한 전체 생물종의 90~95%가 사라졌다. 원인은 시베리아 인근의 대규모 화산 활동으로 인한 급격한 지구 온난화와 산소 부족으로 추측된다.
초식동물인 리스트로사우루스는 몸길이 90~120㎝로 멧돼지 정도의 크기이며, 통통한 체형 때문에 하마와 비슷해 보인다. 같은 시대에 살았던 파충류, 양서류와 달리 우리 포유류의 먼 조상에 해당하는 단궁류에 속한다.
제니퍼 보사 교수는 "ESRF의 싱크로트론 X선 CT는 입자를 빛의 속도 가까이 가속해 만든 강력한 X선을 이용, 초고정밀 3차원 스캔이 가능하다"며 "의료용 CT보다 훨씬 높은 해상도를 가져 화석 손상 없이 내부의 미세한 구조까지 관찰할 수 있다"고 전했다.
교수는 "스캔 결과, 하악의 좌우 뼈가 중앙에서 맞닿는 접합 부위가 덜 생성됐다. 이는 먹이활동을 할 단계에 이르지 못핬다는 의미"라며 "2008년부터 학자들을 괴롭힌 이 알에는 채 부화하지 못한 리스트로사우루스가 죽어 있었다. 포유류의 조상에 해당하는 단궁류의 알이 확인된 것은 최초"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리스트로사우루스는 체형에 비해 비교적 큰 알을 낳았다. 커다란 알에는 그만큼 많은 노른자가 들어, 부화하기 전까지 배아에 필요한 영양분을 충당했다. 부화 후에도 수유 없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큰 알을 낳은 것은 대멸종을 버티기 위한 리스트로사우루스의 생존 전략이라고 연구팀은 추측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