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가 오래전에는 대부분 앞으로 걸어 다녔다는 새로운 주장에 학계가 주목했다.

일본 나가사키대학교와 대만 국립가오슝과학기술대학교는 22일 공식 채널을 통해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성과는 국제 학술지 이라이프(eLife)가 정식 게재를 검토 중이다.

가로로 걷는 게걸음은 현생종 게류의 특징으로, 동물계 전체에서도 매우 드문 행동이다. 다만 게류 중에는 집게하목(Anomura) 등 앞으로 걷는 종이 일부 존재한다.

연구팀은 옆걸음이라는 게류의 특이한 행동이 언제, 어떻게 진화했는지 조사했다. 대게와 도랑게 등 게류 50종을 수조에 넣고 각 10분 이상 움직임을 촬영했다. 영상을 정밀 분석한 결과 35종은 옆걸음, 15종은 앞걸음으로 판정됐다.

게걸음이라는 단어는 옆으로 걷는 게에서 비롯됐다. <사진=pixabay>

이렇게 얻은 이동 양식 데이터를 연구팀은 344종·10개 유전자 서열을 기반으로 한 최신 계통 분석과 통합했다. 이때 분석 단위를 속, 과, 상과 수준까지 세분화했다. 그 결과, 옆걸음은 앞걸음을 하는 단일 조상으로부터 한 번만 진화했으며, 이후 크게 사라지지 않고 유지된 행동으로 파악됐다.

나가사키대 타니구치 준야 연구원은 "소라게와 게류는 약 2억7000만 년 전 공통 조상에서 분기했다"며 "특히 당시 모든 게류는 앞걸음일 가능성이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로부터 7000만 년이 지난 약 2억 년 전, 게류의 일부가 옆걸음으로 전환했고, 이후 진화 과정에서 게류는 대부분 옆걸음을 갖게 됐을 것"이라며 "정리하면 게의 옆걸음의 기원은 약 2억 년 전 공동 조상으로부터 단 한 번의 진화로 전해진 행태"라고 덧붙였다.

게의 옆걸음이 시작된 시기를 조사한 계통표 <사진=나가사키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약 2억 년 전은 트라이아스기 말 대멸종 이후 초기 쥐라기에 해당한다. 옆걸음은 좌우 어느 쪽으로도 빠르게 이동할 수 있고, 도피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워 포식자를 애먹게 한다. 즉, 게류가 생존을 위해 점점 옆걸음으로 진화한 것으로 연구팀은 추측했다.

또한 이 시기에 판게아 대륙의 분열과 얕은 해역의 확대 등 게류의 생존에 유리한 새로운 환경이 확대됐다. 종의 다양화에 적합한 조건이 갖춰지자 게류의 옆걸음 진화가 급속화했다고 연구팀은 봤다.

타니구치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행동 형질이 진화 과정에서 어떻게 획득·보존되고 생물의 다양화와 번영에 기여하는지 보여줬다"며 "향후 화석 정보와 옆걸음의 장점을 조사해 게가 이런 행동을 택한 이유를 특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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