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식조의 몸 일부가 자외선을 받아 빛을 발한다는 사실이 처음 밝혀졌다. 화식조는 성체의 체중이 80㎏을 넘는 대형종인 데다 호전적이고 발톱이 날카로워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새로 알려졌다.

미국 뉴욕공과대학교 토드 그린 박사는 18일 본인의 SNS를 통해 화식조의 볏이 형광색 빛을 발한다는 것을 처음 알아냈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먼저 소개됐다.

화식조는 뉴기니섬과 호주 북동부 열대우림에 서식하는 대형 조류다. 날지 못하는 화식조는 키가 최대 190㎝, 체중은 최대 85㎏에 달하며, 현생 조류 중에서는 타조에 이어 두 번째로 무겁다.

화식조의 생물형광. 볏 부분의 발광 현상 <사진=토드 그린>

이 새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조류인 이유는 힘센 다리와 발톱이다. 최대 길이 12㎝의 날카로운 발톱은 공룡 벨로키랍토르와 매우 닮았다. 때문에 화식조를 살아있는 공룡이라고 부른다. 더욱이 화식조는 위험을 느끼면 강력한 발차기를 하며, 여기 맞은 사람이 사망한 사례도 있다.

화식조는 닭과 마찬가지로 거대한 볏을 가졌다. 볏의 역할에 대해서는 오랜 세월 논의가 계속돼 왔는데, 영역 다툼 시 몸을 곧게 펴 상대를 위협하는 시각적 신호라는 것이 정설로 통한다.

이 볏에 주목한 박사는 자외선을 쬐면 밝게 빛나는 생물형광(biofluorescent) 기능이 있음을 확인했다. 자외선에 반응한 볏의 가장 바깥층 케라틴이 형광색 빛을 발했다. 생물형광은 반딧불이가 체내 화학반응으로 스스로 빛을 내는 생물발광(bioluminescence)과는 다르다. 외부의 빛에너지를 흡수해 다른 파장의 빛을 방출하는 것을 생물형광이라고 칭한다.

종이나 개체에 따라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화식조의 생물형광 <사진=토드 그린>

토드 그린 박사는 “발산된 빛의 파장은 365~385나노미터(㎚)로, 대부분 새가 인지할 수 있다고 알려진 자외선 대역과 일치했다”며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이 빛은 화식조나 다른 새들에게는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식조속은 남부화식조와 북부화식조, 난쟁이화식조 등 3종이 있는데, 형광 패턴은 종이나 개체에 따라 서로 달랐다”며 “볏의 앞부분 또는 뒷부분이 빛나는 종이 있었고 전체가 빛나거나 거의 빛나지 않는 종도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큰 덩치와 날카로운 발톱을 가져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새로 통하는 화식조

볏이 빛나는 방식이 종, 개체마다 다르다는 것은 형광을 어떤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사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많은 새들은 인간에 보이지 않는 자외선 파장을 인지하며, 화식조도 동료와 식별이나 영역 표시에 이 볏의 빛을 사용하고 있을지 모른다. 물론 답을 내기 위해서는 아직 많은 검증이 필요하다.

토드 그린 박사는 “형광 패턴이 종별, 개체별로 다르기 때문에 수목이 밀집한 열대우림에서 개체 식별에 이용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자외선에 대응하는 트레일 카메라나 촬영 시스템을 사용하면, 기존 방법으로는 추적이 어려웠던 화식조의 형광 패턴을 더 특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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