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파고스 심해에서 신종 문어가 발견됐다. 수심 1700m 넘는 곳에서 카메라에 담긴 골프공 크기의 문어는 전신이 새파래 더욱 눈길을 끌었다.

찰스 다윈 재단(Charles Darwin Foundation, CDF)과 갈라파고스 국립공원은 28일 공동 발표한 조사 보고서에서 신종 문어 미크로엘레도네 갈라파겐시스(Microeledone galapagensis)를 소개했다. 이번 성과는 국제 학술지 Zootaxa 25일 자에도 게재됐다.

공동 연구팀은 남미 에콰도르 서쪽 약 1000㎞ 갈라파고스 제도 주변 심해에서 신종 수생생물 탐사를 진행했다. 미국 비영리 해양 탐사 기관 오션 익스플로레이션 트러스트의 원격 조종 심해 조사선을 이용해 제도 최북단 다윈 섬 부근의 심해를 조사했다. 수심 1773m 구간에서 골프공 정도의 작은 파란 문어를 포착했고, 조심스럽게 포획했다.

갈라파고스 제도 다윈 섬 심해 1773m에서 카메라에 잡힌 신종 문어 미크로엘레도네 갈라파겐시스 <사진=CDF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 의뢰로 문어를 분석한 미국 필드자연사박물관 재닛 보이트 박사는 “심해 두족류는 빛이 거의 닿지 않는 환경에 적응해 채색이 투명하거나 어두운 색깔”이라며 “신종 문어는 자연계에서도 매우 희귀한 푸른 체색을 지녔다”고 설명했다.

이어 “식물의 경우에도 파란색 꽃을 피우는 종은 전체의 10% 미만으로 여겨지며, 동물도 파란 색소를 체내에서 만드는 종은 극히 일부”라며 “마이크로 CT 스캔으로 문어의 내부를 조사한 결과, 입의 구조와 내장의 상세한 부분이 차례차례 밝혀졌다. 체색도 머리 피부는 거의 색소가 없고 매끄러운 연한 색이며, 다리 쪽은 진한 자주색이었다”고 덧붙였다.

많은 동물은 머리 또는 등은 어둡고 배 쪽은 밝은 카운터 쉐이딩이라는 색 배합을 갖는다. 이 문어는 위아래가 뒤집힌 역카운터 쉐이딩이라는 희귀한 체색 패턴을 보였다. 재닛 보이트 박사는 “생물발광하는 먹이를 사냥할 때 다리 쪽의 체색이 진하면 빛이 잘 새지 않아 천적이 눈치챌 확률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심해에 서식하는 두족류는 포식자의 눈을 피하기 위해 체색이 투명하거나 어둡다. 사진은 온몸이 투명한 유리오징어 <사진=MBARI 공식 홈페이지>

이번 연구에서는 미크로엘레도네 갈라파겐시스가 두족류를 상징하는 먹물주머니를 갖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문어가 몸을 보호하기 위해 먹물을 뿜는 것은 잘 알려진 습성이지만, 심해에 사는 종 중에는 먹물주머니를 가지지 않은 것도 있다.

연구팀은 이 푸른 문어가 심해 두족류의 생물 다양성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원래 미크로엘레도네속은 지금까지 남태평양 뉴칼레도니아 앞바다에 서식하는 소형 문어 한 종만 알려졌는데, 이번 발견으로 종이 늘어났다.

연구팀은 해양 생물종의 약 90%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상태로 추정되고, 갈라파고스의 심해는 아직 거의 탐색되지 않은 만큼, 앞으로도 놀라운 발견이 계속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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