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을 못 보는 이들의 눈이 되는 안내견들이 로봇으로 대체될지 주목된다. 최근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이 발전하면서 로봇 안내견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실제로 올해만 여러 연구팀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AI 로봇 안내견을 공개하거나 실증 시험에 나섰다. 로봇은 과연 안내견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까.

맹인안내견(맹도견)은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보행을 돕도록 특별한 훈련을 받은 개를 말한다. 주로 래브라도 리트리버와 골든 리트리버 종이 활용된다. 안내견은 길을 찾는 역할뿐 아니라 장애물을 피하고 횡단보도나 계단을 알려주며, 위험한 상황에 주인 명령을 거부하는 지적 불복종(intelligent disobedience) 능력까지 발휘한다.

시각장애인 입장에서 안내견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사회적 교류, 신체 활동, 정신 건강 향상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유럽의 다양한 기관들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안내견 이용자들은 독립성 증대와 삶의 질 향상 면에서 만족감을 표했다.

시각장애인의 눈이 되는 안내견은 맘껏 짖지도 못하고 평생 희생한다. 육성에 돈이 많이 들어 전체 장애인 중 최대 5%만 혜택을 누리는 실정이다. <사진=pixabay>

이렇게 유용한 안내견이지만 제도적 한계나 현실적 문제가 분명하다. 우선 훈련에 많은 돈이 든다. 미국의 한 통계를 보면, 안내견 한 마리 양성에 최소 2만 달러에서 5만 달러(약 3100만~7700만원)가 든다. 수년의 훈련과 전문 인력이 필요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 안내견과 함께 걸을 수 있는 시각장애인은 많아야 전체의 5%로 여겨진다.

공급이 달리는 결정적 이유는 시각장애인 안내가 고도의 신체 능력과 참을성을 요구해서다. 건강이나 행동 문제로 훈련 과정에서 절반가량이 탈락한다. 동물복지 측면의 논란도 여전하다. 안내견은 사람의 이동을 돕기 위해 장시간 집중력을 유지한다. 다양한 연구들은 안내견 인증 과정과 업무 수행이 개에게 과중한 스트레스를 준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국가별로 차이가 있지만 안내견 출입 제한 등 사회적 합의도 미비한 편이다.

때문에 주목을 받는 것이 AI 로봇 안내견이다. 중국 상하이교통대학 로봇공학 연구팀은 2024년 다리가 여섯 개 달린 로봇 안내견을 공개했다. 카메라와 센서를 이용해 신호등과 장애물을 인식하고 실제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테스트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비슷한 시기 중국 서호대학도 로봇 안내견 실증 과정을 소개했다. 해당 로봇은 고성능 카메라와 라이다(LiDAR), AI 기반 경로 탐색 기술을 통해 시각장애인의 이동을 실시간 지원했다.

맹인안내견으로 흔히 볼 수 있는 래브라도 리트리버 <사진=pixabay>

AI 로봇 안내견은 실제 맹도견과 달리 음성을 이용한 정확한 상황 전달이 가능하다. 미국에서 실시된 조사에 다르면, 시각장애인들은 로봇 안내견의 가장 유용한 기능으로 실시간 주변 상황 파악 및 음성 안내를 꼽았다.

미국 빙엄턴대학교는 올해, 보다 진화한 로봇 안내견을 내놓았다. 연구팀은 중국이 만든 사족보행 개 로봇 유니트리 고2(Unitree Go2)에 생성형 AI 챗(Chat)GPT를 결합, 주인과 대화할 수 있는 안내견을 제작했다.

이 로봇 안내견은 목적지 확인부터 경로 제안, 주변 상황 설명까지 모든 과정을 음성으로 처리한다. 연구팀은 지난 4월 실전 테스트에서 참가자들의 반응이 놀라울 정도로 긍정적이라고 소개했다. 연구팀은 진짜 안내견이 이해할 수 있는 명령어는 많아야 20개지만 로봇은 사실상 무한한 언어 소통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유니트리 사의 로봇 개. 미국 연구팀이 챗GPT를 병합, 음성 지원이 가능한 로봇 안내견을 최근 선보였다. <사진=유니트리>

이밖에도 로봇 안내견의 장점은 많다. 피로를 느끼지 않고 사료나 산책이 불필요하며, 알레르기 문제도 없다. 전지구측위시스템(GPS) 및 지도 데이터, 교통정보를 결합하면 목적지까지 최적 경로를 계산한다. 신호등 상태를 읽거나 주변 건물 정보를 설명하는 등 실제 개는 불가능한 기능도 쓸만하다.

해결해야 할 문제도 있다. 배터리 지속시간이 대표적이다. 악천후 환경의 안정성 유지도 과제다. 예상치 못한 장애물 대응 능력도 난제로 꼽혔다. 안내견이 제공하는 정서적 교감과 사회적 지원 효과는 현재 로봇이 재현하기 어렵다. 일부 학자들이 로봇 안내견을 완전한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로 보는 이유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가까운 미래에 로봇이 안내견을 완전히 대체할 가능성을 기대했다. 안내견은 뛰어난 적응력과 정서적 유대라는 강점이 있지만 전술한 문제, 특히 동물복지 논란 때문에 로봇 대체가 맞는다는 의견이 많다. 완벽한 정서적 교감은 어려울지 몰라도 발달하는 로봇기술이 향후 안내견의 완성도를 한층 높일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데는 이견이 별로 없다. 

정이안 기자 agn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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