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기 익룡 안항구에라(Anhanguera)가 물고기와 오징어를 섭취했다는 사실이 화석 분석 결과 확인됐다. 약 1억1300만 년 전 현재의 남미 지역에 서식한 익룡 안항구에라의 중요한 생태가 파악되면서 학계의 관심이 모였다.

호주 커틴대학교 연구팀은 이달 18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게재했다. 브라질 북동부에서 발굴된 안항구에라의 날개뼈 화석을 분석한 연구팀은 유기 분자를 뽑아내고 화학 분석을 거쳐 물고기와 오징어를 섭취한 증거를 검출했다.

커틴대 고생물학자 클리티 그라이스 연구원은 “골격의 형태로 미뤄 어류를 잡아먹는 것으로 추측돼 온 안항구에라의 식성이 마침내 확인됐다”며 “이번 연구는 약 2억3500만 년 전부터 6600만 년 전 중생대 하늘을 누빈 익룡 전체의 생태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날개 화석 분석 결과를 토대로 작성한 안항구에라의 먹이활동 일러스트 <사진=커틴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익룡은 공룡과 같은 시대를 살았고 공통된 조상을 가졌다. 다만 분류상으로는 공룡과 다른 그룹에 해당한다. 뼈 안이 텅 비어 척추동물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하늘을 나는 데 성공한 생물이다. 종에 따라 날개를 펼치면 최대 12m에 달했다. 

안항구에라는 백악기 전기 현재의 브라질을 중심으로 서식한 익룡이다. 해상 비행에 적합한 체형이고, 날카롭고 긴 이빨과 특징적인 턱 모양으로 인해 물고기를 잡아먹었다고 생각됐으나 구체적인 증거는 없었다.

클리티 그라이스 연구원은 “익룡의 뼈는 속이 비어 화석으로 보존되기 어렵고, 위 내용물 등 연조직도 거의 남지 않는다”며 “브라질 북동부 아라리페 분지의 로물라도 지층은 어류와 거북, 익룡 등 보존 상태가 매우 좋은 화석이 다수 출토된다. 이번 안항구에라 화석은 날개 뼈가 온전해 콜레스테롤을 포함해 스테로이드류 검출이 가능했다”고 전했다.

안항구에라가 죽어 바다에 빠진 뒤 해저에서 부패할 때 날개뼈 내부에서 벌어지는 화학반응을 보여주는 일러스트 <사진=커틴대학교 공식 홈페이지·Victor O.Leshyk>

근육 강화제를 떠올리게 하는 스테로이드는 모든 동물의 체내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지질의 일종이다. 세포막의 재료가 되는 물질로, 섭취한 먹이에 따라 탄소의 구성 비율이 달라지기 때문에 무엇을 먹었는지 나타내는 화학적 기록 역할을 한다.

연구팀이 화석 내 스테로이드의 탄소 비율을 분석한 결과, 안항구에라가 물고기나 오징어를 먹은 화학적 증거가 처음 검출됐다. 안항구에라의 화석에서 스테로이드가 검출된 것도, 식성이 분자 수준에서 증명된 것도 모두 최초다.

클리티 그라이스 연구원은 “유기 분자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분해되는 것이 보통이며, 1억 년 이상 전의 화석에서 검출되는 것 자체가 극히 드물다”며 “익룡이 죽어 해저에 가라앉은 후, 유황을 처리하는 세균이 화학반응을 일으켜 총 4단계에 걸친 광화 작용이 진행됐고 뼈 내부에 유기 분자가 밀봉된 듯하다”고 추측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유기물을 파괴하는 산소가 이 환경에서는 오히려 광화 작용을 촉진해 분자 보존에 기여했을 것”이라며 “여러 요소가 절묘하게 결합된 결과, 1억1300만 년이라는 아득한 시간이 지나도록 분자의 보존이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스푸트니크 블로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