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성의 위성 타이탄이 우주탐사의 가장 유력한 거점일 가능성이 떠올랐다. 지금까지 달과 화성을 중심으로 구상됐던 우주탐사 전진기지 타이탄에 만들어져야 한다는 주장에 관심이 모였다.

미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연구팀은 이달 초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냈다. 센터는 대기와 지표 모두에 탄화수소가 풍부한 천체는 태양계 중 타이탄이 유일하며, 여기서 인간의 활동에 필요한 자원을 대부분 생산할 가능성을 점쳤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번에 학계의 관심을 끌었다. 국제 학술지 악타 애스트로노미카(Acta Astronautica)는 센터의 조사 결과를 정식으로 소개하기 위한 심사를 진행 중이다.

토성과 그 위성 타이탄의 이미지. 2017년 임무를 종료한 카시니가 촬영했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타이탄은 지름이 약 5150㎞로 토성의 위성 중 가장 거대하며 태양계 전체 위성 중 두 번째로 크다. 태양계 위성 중 유일하게 풍부한 대기를 가지고 있으며, 지구를 제외하면 지표면에 액체가 안정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이 확인된 유일한 천체다.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코너 앤드류 닉슨 연구원은 "타이탄 대기의 주된 성분은 질소이며, 약 5%의 메탄이 포함돼 있다"며 "지표면을 흐르는 액체는 물이 아니라 탄화수소에 속하는 메탄이나 에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구에서는 메탄과 에탄이 기체이지만, 평균 기온이 -179℃인 타이탄에서는 액체가 돼 호수와 바다를 형성했다"며 "지표면에는 프로판, 부탄, 케로신 등 탄화수소 혼합물도 존재한다. 탄화수소는 석유와 천연가스의 주요 성분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NASA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의 2차 미션 당시 촬영한 달과 지구. 달은 여전히 매력적인 우주탐사 전진기지다. <사진=NASA 공식 X>

타이탄의 지표는 얼음으로 뒤덮였고, 지하에는 물과 암모니아가 섞인 액체의 바다가 존재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탄화수소와 질소가 대기와 지표에, 물과 암모니아가 지하에 존재하는 천체는 태양계에서 타이탄뿐이다.

코너 연구원은 "탄화수소는 연료로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합성고무, 의약품의 원료로도 활용된다"며 "질소는 비료 제조에 사용할 수 있으며, 지하의 얼음을 전기분해하면 산소와 수소를 얻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연구원은 "산소는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이고 수소는 로켓의 연료가 된다"며 "달과 화성에서는 탄화수소를 구하기 위해 복잡한 공정이 필요하다. 지구에서 자재를 가져오는 비용도 막대하다. 이와 달리 타이탄은 식량·연료·건축 자재 원료를 현지 조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지구 외 천체에서 다양한 물자를 조달할 수 있다면 우주개발 양상 자체가 달라지게 된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타이탄이 우주탐사의 거점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자원만이 아니다. 태양계 중간에 위치한 타이탄을 기지로 삼으면 천왕성과 해왕성 쪽 탐사가 현실화할 수 있다. 지구에서 너무 먼 외계행성 탐사에 있어, 타이탄은 유효한 중계 거점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타이탄 탐사는 NASA의 카시니가 큰 역할을 했다. 2004년 발사돼 13년간 토성과 그 위성들의 비밀을 여럿 벗겨낸 카시니의 임무는 NASA의 드래곤플라이가 대신하게 된다. 로터 8개를 탑재한 드론형 탐사선 드래곤플라이는 타이탄의 대기를 활용해 여러 지점을 비행하며 표면의 화학 조성을 조사한다. 발사는 2028년, 타이탄 도착은 2034년으로 예상되며, 생명의 기원과 연결된 유기물 탐사에도 시선이 쏠려 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스푸트니크 블로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