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비롯한 포유류는 새끼를 낳는 것이 당연시된다. 하지만 태고의 포유류 조상들은 오늘날의 도마뱀이나 악어처럼 알을 낳아 번식했을 증거들이 하나둘 발견되고 있다. 학계는 계속되는 관련 연구가 포유류의 번식 방식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라고 평가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비트바테르스란트대학교와 브라질 리우그란데두술연방대학교 등이 참여한 공동 연구팀은 올해 4월 초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조사 보고서 ‘남아프리카 트라이아스기 지층서 발굴된 최초의 비포유류 단궁류 배아(The first non-mammalian synapsid embryo from the Triassic of South Africa)’를 냈다. 단궁류는 포유류의 직접적인 조상 계통으로, 공룡보다 먼저 지구를 지배한 동물이다. 현생종 포유류도 모두 단궁류에서 진화했다.
연구팀이 발굴한 것은 트라이아스기 지층에 남아 있던 매우 작은 배아 화석이다. 컴퓨터단층촬영(CT) 등 비파괴 분석 결과, 아직 부화하지 않은 개체의 골격과 두개골 구조가 선명하게 확인됐다.
화석을 분석한 연구팀은 트라이아스기 단궁류가 알을 통해 번식했음을 직접 보여주는 가장 오래된 증거 가운데 하나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동안 포유류의 조상이 난생일 것이라는 가설은 널리 받아들여졌지만, 이를 뒷받침할 초기 배아 화석은 극히 드물었다.
비트바테르스란트대 고생물학자 줄리앙 베노이트 박사는 “이번 발견은 포유류의 생식 전략이 한 번에 바뀐 것이 아니라 오랜 진화 과정을 거쳐 형성됐음을 시사한다”며 “오늘날에는 극소수의 포유류만이 알을 낳지만, 오래전 지구에서는 흔한 일이었는지 모른다”고 전했다.
현생종 중에서 오리너구리와 가시두더지는 알을 낳는 단궁류로 분류된다. 새끼는 알에서 부화한 뒤 어미의 젖을 먹고 자라는데, 이는 난생과 포유류의 특징이 공존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 연구팀은 2008년 네이처(Nature)에 조사 보고서 ‘오리너구리의 게놈 분석에서 밝혀진 진화의 독특한 징후(Genome analysis of the platypus reveals unique signatures of evolution)’를 내 주목을 받았다. 연구팀은 오리너구리가 파충류와 포유류의 유전적 특징을 모두 가지며, 단궁류가 포유류의 초기 진화를 이해하는 살아 있는 화석과 같다고 평가했다.
배아 화석은 공룡 연구에서도 진화의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 왔다. 중국과학원 고척추동물고인류학연구소(IVPP)는 2021년 조사 보고서를 내고 약 7000만 년 전 공룡 배아가 알 속에서 현대 조류와 비슷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음을 알렸다. BBC 등 외신에도 널리 소개된 IVPP의 연구는 새가 알 속에서 머리를 접는 행동이 공룡 시절부터 이어져 왔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일련의 연구들은 포유류가 언제부터 태생으로 전환했는지 답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다만 최신 연구에서 그 시기가 2억3000만 년 전으로 특정된 점은 의미가 있다. 줄리앙 베노이트 박사는 “이번 배아 화석은 포유류 진화 초기의 번식 전략을 이해하는 중요한 자료”라며 “앞으로 더 많은 초기 배아 화석이 발견된다면 태생이 언제, 어떤 환경에서 진화했는지 더욱 구체적으로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