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 모양의 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수수께끼의 심해어 통안어(학명 Opisthoproctidae)가 유유히 헤엄치는 상황이 카메라에 잡혔다. 통안어가 좀처럼 보기 힘든 심해어인 데다, 살아있는 윈테리아 텔레스코파(학명 Winteria telescopa) 종을 촬영한 것은 처음이어서 많은 관심이 모였다.

미국 슈미트해양연구소(SOI)는 대서양 돌드럼스 대변환단층·단열대 수심 약 710m에서 헤엄치는 윈테리아 텔레스코파를 심해 무인 잠수정 수바스티안(SuBastian)이 포착했다고 7일 전했다.

영어로 배럴아이(Barreleye)라 부르는 통안어는 심해어라 촬영 자체가 어렵다. 미국 몬터레이만해양연구소(MBARI)가 2021년 통안어의 일종 데메니기스(학명 Macropinna microstoma)의 생생한 영상을 공개하자 학계는 물론 대중이 주목했다. 통 모양의 희한한 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투명한 머리는 많은 관심을 끌었다. 

SOI의 무인 잠수정 수바스티안이 촬영한 통안어의 또 다른 종 윈테리아 텔레스코파 <사진=SOI 공식 홈페이지>

데메니기스와 윈테리아 텔레스코파 모두 머리 일부가 투명하고, 망원경처럼 길게 발달한 관상안을 지녔다. 관상안은 양옆에 달린 일반적인 물고기 눈과 달리 나란히 놓인 통 모양의 눈이 특징이다. 빛이 거의 닿지 않는 심해에서 희미한 햇빛이나 생물발광을 감지하는 데 유리하다.

두 종은 생김새에 차이가 있다. 데메니기스의 황록색 눈은 평소 위쪽을 향하지만, 윈테리아 텔레스코파의 눈은 상대적으로 검고 몸 앞쪽을 향한다. 몸길이는 약 15㎝로 비슷하다.

윈테리아 텔레스코파는 표본으로는 오래전부터 알려졌지만 살아 있는 개체가 촬영된 적은 없었다. 통안어과 심해어는 머리의 투명한 조직이 매우 약해 그물에 잡혀 수면으로 올라오는 과정에서 쉽게 손상된다. 기존 자료 대부분이 훼손된 표본에 의존했던 이유다.

2021년 MBARI가 공개한 데메니기스. 통안어의 대명사와 같은 종이다. <사진=MBARI 공식 홈페이지>

이번 촬영은 SOI의 연구선 팔코(Falkor)가 35일간 돌드럼스 대변환단층·단열대를 탐사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브라질 북동부 해안에서 약 1230㎞ 떨어진 돌드럼스 대변환단층·단열대는 면적 약 6만㎢의 거대한 지각 단층계다.

SOI 연구팀은 팔코 선상에서 무인 잠수정 수바스티안을 원격 조종, 수심 710m를 조사하던 중 윈테리아 텔레스코파와 마주쳤다. 당시 탐사의 목적은 대서양 중앙해령을 가로지르는 해저 지형과 열수분출공의 조사였다. 

SOI의 연구선 팔코(위)와 원격 조종이 가능한 무인 잠수정 수바스티안 <사진=SOI 공식 홈페이지>

SOI 탐사 책임자 애런 미칼레프 박사는 "수십 년간 연구한 바다지만, 헤엄치는 윈테리아 텔레스코파를 마주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처음 카메라 영상에서 이 물고기를 확인하고 모두 환호했다"고 말했다.

이어 "데메니기스에 이어 윈테리아 텔레스코파까지 포착되면서 대중의 관심도 뜨겁다"며 "통안어과 심해어들이 투명한 머리와 특수한 눈을 이용해 먹이를 찾고 주변을 살피는 방식을 연구할 새로운 자료가 마련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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