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이나 박물관을 자주 찾는, 즉 문화생활에 적극적인 사람은 단순히 기분만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몸도 더 천천히 늙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일본과 영국 연구팀이 내놓은 최신 연구는 문화생활이 생리적 노화를 느리게 진행하는 경향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를 내놓은 주체는 일본 도쿄과학대학 연구팀이다. 영국의 50세 이상 성인 1899명을 장기간 추적한 영국 노화 종단연구 자료를 분석한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역학·지역사회보건저널(Journal of Epidemiology and Community Health) 7월 호에 조사 보고서 ‘문화활동 참여가 생리적 노화에 미치는 영향: 고정효과 분석(Cultural engagement and physiological ageing: a fixed-effects analysis)’을 게재했다.

연구팀은 극장이나 미술관, 박물관, 공연장 등을 몇 달에 한 번 이상 찾는 사람들의 생리적 나이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평균 약 3년 더 젊다고 밝혔다. 생리적 나이는 혈압과 폐기능, 악력, 혈액검사 등 신체 기능을 종합해 계산한 몸의 실제 나이다.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을 찾아 문화생활을 하면 사람들과 교류나 신체활동이 늘어나 노화가 늦춰진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이어졌다. <사진=pixabay>

흥미로운 점은 소득과 교육 수준, 기존 건강 상태, 생활습관 같은 영향을 최대한 보정한 뒤에도 이러한 연관성이 유지됐다는 사실이다. 연구팀은 사회적 교류 증가와 스트레스 감소, 우울감 완화, 건강한 생활습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떠올렸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데이지 팡코르 박사 연구팀도 비슷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남녀 4400여 명을 분석한 연구팀은 문화생활을 꾸준히 즐기는 사람일수록 생리적 노화 속도가 더 느렸다고 주장했다. 문화활동의 효과가 규칙적인 신체 활동에 버금갈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해당 연구를 담은 조사 보고서 ‘문화활동과 삶과 죽음: 영국 노화 종단연구에서 살펴본 예술 참여와 사망 위험의 14년 추적 분석(The art of life and death: 14 year follow-up analyses of associations between arts engagement and mortality in the English Longitudinal Study of Ageing)’은 2019년 영국의학저널(BMJ)에 소개됐다.

문화활동이 생리적 노화 속도를 더디게 만든다는 주장도 있지만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사진=인공지능(챗GPT) 생성 이미지>

데이지 박사 연구팀은 올해도 조사 보고서 ‘문화활동 참여와 생리적 노화 속도 감소의 연관성: 국가 코호트 연구의 이중강건 추정 분석(Cultural Engagement Is Related to Decelerated Physiological Age: Doubly Robust Estimations in a National Cohort Study)’을 내고 선행연구를 뒷받침했다. 

학계는 일련의 연구 결과가 문화생활이 노화를 직접 늦춘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원래 건강한 사람이 외부 활동을 더 활발히 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만 문화생활과 건강한 노화의 인과관계가 여러 연구를 통해 드러나는 점은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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