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왕성의 위성 카론이 약 40억 년 전에는 지금보다 10배 이상 빠르게 자전했을 가능성이 떠올랐다. 얼음 위성 카론 표면의 산맥에 자전 속도가 느려진 흔적이 남았다는 연구 결과에 시선이 집중됐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UCLA) 및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카론 북반구 오즈 테라 지역에 자리한 특이한 산맥과 단층 지형을 분석한 결과를 이달 14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했다.

카론은 명왕성의 다섯 위성 중에서 가장 크다. 지름은 약 1208㎞로 명왕성의 절반 정도이며, 현재는 주성과 조석고정 상태로 153.3시간에 한 번씩 자전하고 공전한다.

명왕성의 가장 큰 위성 카론. 약 40억 년 전 자전 속도는 지금의 약 10배 빨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오즈 테라의 저위도 지역에 남은 길이 200㎞ 이상의 활 모양 산맥이다. 이곳은 한쪽 경사가 완만하고 반대쪽은 가파른 비대칭 구조다. 땅이 양쪽으로 벌어져 생긴 지형이 아니라 강한 압력을 받아 얼음 지각이 겹쳐 올라간 충상단층에 가까웠다.

UCLA 지구과학자 첸한장 박사는 "컴퓨터 모델링 결과 산맥이 만들어질 당시 카론의 얼음 껍질 두께는 최소 30~36㎞로 추정됐다"며 "적도 부근의 지각은 동서 방향으로 약 1% 줄었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압축력이 기존 단층을 밀어 올려 거대한 산맥을 만들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카론 북반구에 자리한 기묘한 지형 오즈 테라의 위치를 보여주는 지도 <사진=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 공식 홈페이지>

이어 "이런 지각 변형을 역산하면 초기 카론의 자전 주기는 약 14.3시간이다. 현재 자전 주기인 153.3시간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며 "명왕성의 중력이 카론의 자전 속도를 서서히 늦춘 것 같다. 빠르게 회전하던 카론은 적도 부분이 볼록했지만, 자전 속도가 줄면서 점차 둥글게 변했고, 얼음 지각이 압축돼 산맥과 단층이 형성됐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카론의 자전이 느려진 시기가 태양계가 형성된 직후인 약 40억 년 전이라고 봤다. 두꺼운 얼음 지각이 당시의 흔적을 그대로 보존했다는 점은 카론이 뜨거운 내부를 가진 위성이 아니라 비교적 차가운 상태에서 진화했다는 콜드 스타트 가설에 힘을 실었다.

지난달 약 1년 만에 깨어난 뉴 호라이즌스 탐사선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이번 연구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명왕성 탐사선 뉴 호라이즌스가 얻은 자료가 바탕이 됐다. 연구팀은 뉴 호라이즌스가 2015년 명왕성과 카론을 근접 통과하며 촬영한 이미지와 고도 자료를 분석했다. 당시 뉴 호라이즌스는 카론의 북반구 고원과 남반구 평원, 거대한 협곡과 단층을 처음으로 상세히 관측했다.

현재 지구에서 약 95억㎞ 떨어진 뉴 호라이즌스는 지난해 8월부터 이어진 321일간의 휴면을 마치고 지난 6월 23일 정상적으로 활동을 재개했다. 탐사선이 보낸 기상 신호가 지구에 도착하기까지 8시간 52분이 걸렸다. 탐사선이 1년 만에 깨어나면서 명왕성 및 위성 탐사에 다시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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