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장 클로드 반담(66) 주연 영화 ‘스트리트 파이터’(1994)는 게임 원작 영화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회자돼 왔다. 흥행성적은 나쁘지 않았지만, 세계적으로 히트한 게임과 동떨어진 캐릭터와 설정으로 게이머들의 혹평에 시달렸다.

30여 년이 흐른 지금, ‘스트리트 파이터’ 실사 영화가 돌아온다. 할리우드가 리부트 제작에 나서면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제기됐다. 이번 작품이 단순한 리메이크를 넘어 게임 원작 영화의 성공 공식을 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렸다.

게임의 영화화 또는 드라마화는 과거부터 실패 확률이 높은 도전으로 여겨졌다. ‘스트리트 파이터’을 비롯해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1993)와 ‘더블 드래곤’(1998) ‘맥스 페인’(2008) 등이 극장가에 걸렸다가 원작 팬들의 비판에 직면했다. 손익분기점을 넘은 작품도 나왔으나 “게임은 실사 콘텐츠로 만들면 망한다”는 인식이 점점 강해졌다.

오는 10월 공개되는 실사 영화 '스트리트 파이터'. 춘리 얼굴을 두고 벌써 말이 나왔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컴퓨터그래픽(CG) 등 게임을 실사화할 때 필요한 기술이 발달한 요즘은 분위기가 달라졌다. HBO 드라마 ‘더 라스트 오브 어스’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폴아웃’은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2025년 개봉한 ‘마인크래프트 무비’ 역시 흥행에 성공하며 게임 원작 콘텐츠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올해 4월 선을 보인 ‘슈퍼 마리오 갤럭시’는 세계 흥행수입 10억 달러(약 1조5000억원)를 돌파하며 승승장구했다.

게임의 영화화를 반기는 팬들은 지식재산권(IP) 확장의 기회로 본다. 게임이 영화와 드라마, 애니메이션으로 영역을 넓히면 기존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세계관을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 게임을 접하지 않은 이들도 자연스럽게 IP를 경험하게 된다. 영화의 성공이 게임 판매 증가와 후속작 개발, 캐릭터 상품 등으로 이어지는 원소스 멀티유즈(OSMU)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명배우 페드로 파스칼의 존재감이 빛난 게임 원작 드라마 '더 라스트 오브 어스' <사진=HBO>

실제로 ‘더 라스트 오브 어스’와 ‘폴아웃’은 드라마 공개 이후 원작 게임 이용자가 크게 늘었다. ‘슈퍼 마리오 갤럭시’ 역시 닌텐도 게임 판매 확대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게임 팬들은 영화가 대중성을 이유로 원작 스토리와 캐릭터를 지나치게 바꾸는 원작 훼손을 가장 경계한다. 유명 배우를 캐스팅하기 위해 설정을 바꾸거나, 게임 특유의 분위기를 희생한 채 일반 액션 영화처럼 제작될 가능성을 걱정하는 것이다.

올해 돌풍을 일으킨 영화 '슈퍼 마리오 갤럭시' <사진=유니버설 픽쳐스>

그나마 요즘은 게임사들이 실사화 프로젝트에 적극 개입해 원작 팬들이 걱정을 조금 덜었다. 캡콤과 닌텐도, 세가 등 원작 게임사들은 실사화 작업에 깊숙이 관여하고 의견을 내고 있다. 과거처럼 영화를 위해 게임의 내용이나 캐릭터를 무리해서 바꾸기보다, 원작의 세계관과 캐릭터를 최대한 유지한 채 영상 콘텐츠로 확장하는 분위기다. 

오는 10월에 베일을 벗는 영화 ‘스트리트 파이터’ 리부트의 성공 여부는 화려한 액션이나 CG에 달려 있지 않다. 게임 팬들이 사랑한 캐릭터와 세계관을 충실히 살리면서도 새로운 관객을 끌어들일 뭔가가 있느냐가 흥행의 핵심 변수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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