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바깥에 존재하는 외계행성은 지금껏 6000개 가까이 발견됐지만, 그 주위를 도는 외계 달, 즉 엑소문(exomoon)은 여태 하나도 확인되지 않았다. 1995년 인류가 첫 외계행성을 발견한 이래 천문학자들의 다음 목표는 엑소문이었지만 30년 넘게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
유럽남천천문대(ESO)를 비롯한 국제 연구팀은 23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관측 보고서 ‘별의 준항성 동반천체를 도는 행성 질량급 외계 달 탐지(Planetary-mass exosatellite detected around the substellar companion of a star)’를 내 시선을 모았다. 현존하는 가장 유력한 엑소문 후보에 천문학계는 물론 대중의 관심도 집중됐다.
유력한 엑소문 후보는 연구팀이 지구에서 약 350광년 떨어진 젊은 항성 CD-35 2722를 관측하는 과정에서 포착됐다. 이 항성계에 포함된 갈색왜성 CD-35 2722 B 주변을 공전하는 천체에 주목한 연구팀은 행성 정도의 질량을 가진 이 천체를 현존하는 가장 유력한 엑소문 후보로 판단했다.
엑소문의 정의는 태양계 바깥에서 행성이나 다른 천체를 공전하는 위성이다. 지구의 달처럼 중심 천체를 돌지만 태양계 밖에 존재한다는 점이 다르다. 외계행성은 별 앞을 지나갈 때 밝기가 순간적으로 감소하는 트랜싯 현상이나 별의 미세한 흔들림을 이용해 발견한다. 엑소문은 행성보다 훨씬 작고 신호도 약한 데다, 대부분 행성의 신호와 겹쳐 관측되기 때문에 존재를 확인하기 훨씬 어렵다.
ESO 천문학자 케빈 호이 박사는 “실제로 지금까지 여러 차례 외계 달 후보가 발표됐지만 후속 관측에서 모두 탈락하고 말았다”며 “우리 연구의 가치는 약 30년 동안 이어진 외계 달 탐색 역사에서 가장 설득력 있는 후보를 제시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사는 “다만 이번 천체를 곧바로 엑소문이라 칭하기는 무리가 있다”며 “아직 학계의 인정을 받지 않았기에 보고서에도 외계 위성(exosatellite)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여지를 뒀다.
연구팀이 조심스러운 것은 이 천체가 일반적인 행성이 아니라 갈색왜성을 공전하기 때문이다. 갈색왜성은 질량이 행성보다 크지만 항성처럼 수소 핵융합을 지속할 만큼 무겁지 않은 천체라 흔히 행성과 별의 중간 단계로 본다. 더욱이 이번 천체의 질량은 목성과 비슷한 행성급으로 위성으로 보기에는 너무 크다.
학계 역시 이번 성과가 엑소문의 최초 발견으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연구팀은 추가 관측을 통해 이 천체의 공전 궤도와 질량, 형성 과정을 정밀 분석할 계획이다. 후속 연구에서 이번 후보가 실제 엑소문으로 인정된다면 인류 최초의 외계 달 발견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