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형 로켓이 발사 직후 번개와 맞닿는 듯한 영상이 인터넷에 확산됐다. 로켓은 임무를 무사히 마쳤지만, 상승 중인 기체가 왜 낙뢰에 노출되는지 우주 마니아들의 관심이 쏠렸다.

중국항천과기집단공사(CASC)는 지난 23일 오후 8시 쓰촨성 시창위성발사센터에서 창정 3B 로켓을 발사했다. 로켓에는 중국의 2세대 데이터 중계위성 톈롄 2호 06이 실렸다.

현장에서 촬영한 영상을 보면, 발사 약 30초 뒤 하늘을 가른 번개가 상승 중인 로켓과 맞닿는 듯했다. 이를 지켜보던 관람객들 사이에서는 놀란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다만 창정 3B는 비행을 계속했고 톈롄 2호 06도 예정된 궤도에 올려놓았다. CASC는 발사 당일 임무가 완전히 성공했다고 발표했지만, 낙뢰로 추정되는 현상은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상승 도중 낙뢰가 떨어지는 듯한 창정 3B 로켓. 인공지능을 이용해 재구성했다. <사진=인공지능(챗GPT) 생성 이미지>

로켓은 자연적으로 발생한 번개를 맞기도 하지만, 번개를 스스로 유발할 수도 있다. 기체가 길게 뻗은 금속덩어리인 데다, 전도성 배기 기둥이 로켓의 전기적 길이를 늘리고 주변 전기장을 집중시키기 때문이다. 전하가 쌓인 구름 속을 로켓이 통과하면 기체와 배기 기둥이 거대한 피뢰침처럼 작용한다. 원래는 번개가 발생하지 않았을 조건에서도 전기가 흐를 통로가 만들어지면서 이른바 유도 낙뢰가 촉발될 수 있다.

이 위험이 처음 뚜렷하게 드러난 것은 1969년 11월 14일이었다. 우주비행사 3명이 탑승한 아폴로 12호를 탑재한 새턴 5 로켓은 발사 36.5초, 그리고 52초 뒤에 각각 번개를 맞았다. 낙뢰 직후 연료전지와 전기 계통에 이상이 발생하고 계기판에 경고등이 쏟아졌지만, 비행 관제사의 대처로 시스템이 복구되면서 아폴로 12호는 예정대로 달에 도착했다.

로켓이 번개를 맞자 과학자들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아폴로 12호가 예기치 않게 번개를 유발한 원인을 조사했고 이후 발사되는 로켓과 주변 대기의 전기적 특성을 측정하기 시작했다. 연구를 거듭한 NASA는 1972년 관련 기술 지침을 내놨다. 여기에는 아폴로 12호의 유도 낙뢰와 아폴로 15호 발사 준비 중 발생한 낙뢰에 대한 중점 연구 결과가 담겼다. NASA는 우주선 개발과 발사에 적용하는 대기 전기 기준을 이전보다 엄격하게 보완했다.

미국 새턴 5 로켓이 날아간 뒤의 케네디우주센터 39번 A 발사대(가운데). 로켓이 고도 약 1830m를 통과할 때 발생한 번개가 기체를 때렸고, 지상에서도 사진에 담겼다. 우주개발에 있어 낙뢰의 존재를 인식하게 해준 이 사진은 1969년 11월 14일 촬영됐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새로운 규칙을 만들었지만 사고를 완전히 막지는 못했다. 1987년 3월 26일 미국 케이프커내버럴에서 발사된 아틀라스-센타우르 67 로켓은 전기장이 강한 구름을 통과하다 지상으로 이어지는 번개를 유발했다. 조사 결과 번개 전류가 로켓 내부 배선을 통해 디지털 컴퓨터에 영향을 주면서 메모리 한 곳의 데이터가 바뀌었다. 잘못된 명령을 받은 엔진은 한쪽으로 크게 기울었고, 로켓은 급격히 자세를 잃었다. 기체에 강한 공기 저항이 걸리면서 결국 공중에서 분해됐다.

이 사고를 계기로 NASA와 미 공군은 대기 전기 전문가들에게 기존 발사 규칙을 재검토하도록 했다. 여러 연구와 실무위원회의 권고를 모아 1988년 낙뢰 발사 기준을 대대적으로 개정했다.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전문가 조직은 훗날 낙뢰자문위원회로 발전했다.

당시 마련된 기준은 새로운 관측 장비와 연구 결과에 따라 계속 수정됐다. 현재 NASA는 비행 경로 약 18.5㎞ 이내에서 번개가 관측되면 원칙적으로 30분간 발사하지 않는다. 번개를 만드는 뇌우의 가장자리에서 비행 경로까지의 거리가 약 18.5㎞ 이내일 때도 마지막 방전 이후 최소 30분을 기다린다.

아틀라스 로켓의 공중 분해는 우주로 쏘아 올리는 발사체에 대한 낙뢰의 영향에 대한 진지한 연구를 불렀다. <사진=인공지능(챗GPT) 생성 이미지>

또한 영하권까지 높게 발달하고 비나 눈을 포함한 구름도 철저하게 피한다. 발사장 인근에서 측정한 대기 전기장이 기준치를 넘으면 일정 시간 발사를 보류한다. NASA가 2026년 공개한 아르테미스 2호 기상 기준에도 이런 원칙이 그대로 반영됐다.

로켓은 강력한 추진력으로 폭풍우를 뚫고 솟아오르지만, 동시에 번개가 흐를 길을 스스로 만들 수 있다. 오늘날의 까다로운 발사 기상 규칙은 단순한 과학 이론이 아니라, 실제 로켓이 번개를 맞고 위기에 빠지거나 파괴된 사고를 분석한 결과물이다. 창정 3B의 영상은 우주 발사에서 날씨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임무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조건이라는 사실을 다시 보여줬다.

박지연 기자 yeon@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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