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이라도 빨리 도착하려고 과속을 하게 되지만 그 효과는 미미하며, 생각보다 많은 연료를 낭비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표본집단을 대상으로 뽑아낸 평균치이지만, 과속으로 줄어드는 하루 평균 운전시간은 단 1분도 되지 않았다.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기계공학과 바라트 자야프라카시 교수 연구팀은 미국 운전자들이 제한속도를 지킬 경우 절약되는 연료와 비용,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분석한 조사 보고서를 국제 학술지 커뮤니케이션스 서스테이너빌리티(Communications Sustainability)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2021년 미국 전역에서 수집한 실제 차량 이동 기록 1억2000만 건 이상을 들여다봤다. 분석 대상은 미국 본토와 하와이의 내연기관 승용차 주행 기록으로, 제한속도가 시속 45마일(약 72㎞) 이상인 고속도로와 주요 간선도로를 중심으로 달렸다.
분석된 주행 기록의 43.2%는 적어도 한 번 이상 제한속도를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과속한 차량은 한 번의 주행에서 제한속도를 최대 평균 시속 11.2마일(약 18㎞) 초과했고, 전체 운전시간 중 약 11.75%를 제한속도보다 빠르게 달렸다.
연구팀은 이 차량들이 실제와 동일한 거리를 달리면서 제한속도만 지킨다고 가정한 가상 주행 모델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연료 소비량을 비교했더니, 미국 내연기관 승용차들이 모두 제한속도를 준수할 경우 하루 평균 휘발유 약 670만 갤런(약 2536만ℓ)을 절약할 수 있었다.
바라트 자야프라카시 교수는 "연료비로 하루 약 2200만 달러(약 312억원),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약 5만7000t이 줄어드는 규모"라며 "연간으로 환산하면 약 24억 갤런(약 90억ℓ)의 휘발유를 아끼고, 승용차 약 550만 대를 도로에서 없애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과속한 운전자가 막대한 연료 소비의 대가로 버는 시간은 극히 짧았다. 연구팀이 미국 운전자의 하루 평균 주행거리인 28.6마일(약 46㎞)을 기준으로 계산한 결과, 제한속도를 지킬 경우 늘어나는 운전시간은 하루 평균 약 54초에 불과했다. 일주일 내내 운전한다고 가정해도 약 6분18초 빨리 가는 셈이다.
바라트 자야프라카시 교수는 "차량의 속도가 올라갈수록 공기를 밀어내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늘어나는 것이 연료 소비 증가의 주요 원인"이라며 "특히 고속 영역에서는 공기저항 때문에 추가 속도를 내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빠르게 늘어난다. 제한속도 준수만으로 조사 대상 내연기관 차량의 연료 소비가 계절에 따라 약 2.4~3%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운전 습관을 조금 더 바꾸면 절감 폭은 더 커졌다"며 "급브레이크 대신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이면 하루 평균 약 820만 갤런(약 3100만ℓ)의 휘발유 사용량이 줄고 약 2700만 달러(약 383억원)를 아낄 수 있다. 이산화탄소 감축량은 약 6만9000t으로 늘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는 미국의 모든 운전자가 포함되지 않았고, 차량들이 속도를 낮출 경우 교통 흐름이나 정체가 어떻게 변하는지 분석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연구 결과는 과속으로 얻는 시간에 비해 치르는 에너지 비용이 상당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학계는 평가했다.
김한별 기자 khstar@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