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 지저귀는 소리라고 모두 사람의 귀에 아름답게 들리는 것은 아니다. 너무 크지 않으면서 적당히 높은 음을 내고, 단조롭지 않은 새소리를 사람들이 특히 편안하게 느낀다는 연구 결과에 학계는 물론 대중의 관심이 모였다.

독일 튀빙겐대학교 생물학과 나디네 칼프 박사 연구팀은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 ‘새의 발성과 인간이 느끼는 쾌적함의 음향학적 변수 분석(Analyzing the acoustic parameters of bird vocalizations and their perceived pleasantness by humans)’을 2일 국제 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버드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19~81세 독일 성인 84명을 모은 뒤 유럽에 서식하는 야생조류 123종의 울음소리를 들려줬다. 참가자들은 실험실에서 헤드폰으로 각 새의 소리를 15초씩 듣고 얼마나 듣기 좋은지 5점 척도로 평가했다.

독일 남녀 84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가장 듣기 좋은 새소리 1위에 오른 유라시아대륙검은지빠귀 <사진=pixabay>

그 결과, 유라시아대륙검은지빠귀가 4.52점을 얻어 1위에 올랐다. 버들솔새가 4.45점, 검은머리솔새가 4.43점으로 뒤를 이었다. 아름다운 울음으로 유명한 나이팅게일은 4.26점으로 8위에 랭크됐다. 최하위는 원숭이올빼미로, 평균 점수는 불과 1.32점이었다. 사람에게 날카롭게 들리는 특유의 울음소리가 낮은 평가를 받았다.

연구팀이 각 새소리의 주파수와 음량, 음역폭, 소리를 구성하는 요소 등을 분석하자 사람들이 좋아하는 소리에는 일정한 특징이 나타났다. 우선, 무조건 음이 높다고 좋은 것은 아니었다. 사람이 선호한 새소리는 최저 주파수와 소리의 중심을 이루는 피크 주파수가 비교적 높은 반면, 최고 주파수와 음량은 낮았다. 사용하는 주파수의 폭 역시 상대적으로 좁았다. 여기에 여러 음향 요소가 섞여 소리가 복잡하고 변화가 풍부할수록 평가가 높아졌다.

사람의 청각 특성도 평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사람의 귀는 대략 2.4~5.5㎑ 대역에 민감하다. 같은 크기의 소리라도 이 영역에서는 더 크고 강하게 느낄 수 있다. 연구팀은 지나치게 높은 주파수나 큰 음량을 가진 새소리가 덜 편안하게 평가되는 배경에 이런 청각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상위 10위에 올라간 새들 <사진=프런티어스 인 버드 사이언스>

흥미롭게도 새에 관한 지식은 평가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았다. 새를 얼마나 잘 식별하는지, 평소 새에 대해 얼마나 알고 정보를 찾는지는 특정 울음소리를 좋아하는 정도와 관계가 없었다. 다만 평소 새 자체를 좋아하고 가치 있게 여기는 사람은 전반적으로 새소리에 높은 점수를 줬다.

연구팀은 새소리가 단순한 자연의 배경음 이상으로 사람의 심리적 회복과 관련될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자연의 소리, 특히 새의 울음이 스트레스 완화와 심리적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선행 연구가 꽤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는 그중에서도 어떤 음향적 특징이 사람에게 쾌적하게 받아들여지는지 구체적으로 좁혔다는 데 의미가 있다.

나디네 칼프 박사는 “이번 결과가 공원이나 녹지 같은 자연공간의 휴식·회복 가치를 평가하고 개선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며 “다만 이번 실험은 독일 성인을 대상으로 유럽 조류의 울음소리를 평가한 만큼, 다른 문화권이나 지역에서도 유라시아대륙검은지빠귀가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을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지연 기자 yeon@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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