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지금껏 파악되지 않은 형태의 작은 구멍들이 발견됐다. 지름은 불과 1㎝ 안팎이고, 기존 화성 지표의 움푹 팬 흔적과 달리 얕은 구멍의 정체에 관심이 모였다.

미 항공우주국(NASA) 큐리오시티 탐사팀은 14일 공식 채널을 통해 화성 게일 크레이터 중앙의 샤프산을 오르던 탐사차가 기반암 곳곳에서 확인한 얕은 구멍들을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미지의 구멍들은 지난 8월 18~19일 탐사활동에 나선 큐리오시티가 로봇팔 끝에 탑재된 마스 핸드 렌즈 이미저(MAHLI)로 촬영했다. 사진을 분석한 NASA 큐리오시티 탐사팀은 구멍의 지름이 약 1㎝로 상당히 작다고 결론 내렸다.

큐리오시티가 8월 18일 촬영한 화성 게일 크레이터의 기반암. 지표 곳곳에 기존에 관찰된 흔적과 다른 얕은 패임들이 흩어져 있다. <사진=NASA>

화성 암석 표면의 작은 구멍 자체는 드물지 않다. 주변 암석보다 단단한 자갈이나 광물 덩어리인 결절이 오랜 풍화 끝에 빠져나가면서 흔적을 남기는 경우가 있다.

문제는 이번 구멍들의 모양이다. 이전에 발견된 구멍에 비해 유난히 얕다. 구멍 크기에 맞는 자갈이나 광물 덩어리 역시 주변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큐리오시티 탐사팀은 14년간 화성을 조사하며 접한 구조들과 상당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NASA는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큐리오시티 상부에 장착된 고성능 장비 마스트카메라로 같은 지형을 여러 각도에서 촬영했다. 탐사팀은 이 사진들을 이용해 지표의 3차원 모델을 만들고 구멍의 정확한 깊이와 형태를 측정 중이다. 형태를 정밀하게 복원하면 무엇이 빠져나간 흔적인지, 아니면 암석 자체가 침식되며 만들어진 흔적인지 단서를 얻을 수 있다고 NASA는 기대했다.

큐리오시티의 MAHLI가 2026년 8월 19일 촬영한 화성 지표. 작업 구역에서 발견된 넓고 얕은 구덩이의 한 사례다. 상단에서 약간 오른쪽에 있는 구멍의 지름은 약 1㎝다. <사진=NASA>

특히 구멍이 발견된 주변 암석도 주목됐다. 이 지역에서는 비교적 짧은 거리와 높이 차이에서도 암석층의 질감과 구조가 달라지며, 주변 기반암과 성질이 다른 단단한 회색 암석도 나타났다. 큐리오시티 탐사팀은 카메라와 분석 장비를 동원해 이런 지질 변화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희한한 구멍은 화성 샤프산의 계곡인 바예 그란데 일대에 산재했다. 높이 약 5.5㎞인 샤프산은 게일 크레이터 중앙에 솟아 있으며, 서로 다른 시대에 쌓인 지층이 드러나 화성의 환경 변화를 연구하기 좋은 장소로 꼽힌다. 큐리오시티는 지하수의 영향을 받아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그물 모양의 박스워크 지형 조사를 마치고 샤프산 상부로 이동하고 있다. 지난 8월 26일에는 2012년 착륙 지점에서 고도 기준 1000m를 올라서는 기록도 세웠다.

NASA 관계자는 "현재 큐리오시티가 통과하는 곳에는 황산염을 포함한 암석층이 넓게 분포한다"며 "이런 지층은 물이 존재하던 환경이 점차 건조해지는 과정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어, 과거 물이 풍부했던 화성이 오늘날처럼 메마른 행성으로 변해간 역사를 밝힐 단서로 여겨진다"고 전했다.

제제로 크레이터의 물 및 생명체 흔적을 탐색 중인 퍼서비어런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이어 "때문에 지름 1㎝ 구멍도 단순한 표면의 흠집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며 "구멍이 특정 암석이나 광물의 성질 때문에 생겼는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침식 과정의 결과인지는 분석이 끝나면 대략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NASA는 3차원 모델과 주변 암석의 성분 분석을 통해 구멍의 형성 과정을 거꾸로 추적할 예정이다. 작은 구멍의 정체가 밝혀질 경우 샤프산 지층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이해하는 새로운 단서가 될 가능성이 있다.

김한별 기자 khstar@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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