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이집트 파라오 투탕카멘의 무덤 너머에 지금껏 알려지지 않은 비밀공간이 존재한다는 새 증거가 나왔다. 소형 카메라를 투입해 3300년 가까이 봉인된 공간의 실체를 직접 확인하는 실험이 오는 11월 계획돼 더욱 시선이 모였다.
이집트 아인샴스대학교 고고학자이자 전 이집트 유물부 장관 맘두 엘다마티(64) 박사 연구팀은 투탕카멘 무덤(KV62)의 구조와 형태에 대한 고고학적 검토 및 재평가를 실시한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기존 묘실 너머로 이어지는 회랑과 방으로 추정되는 구조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지표투과레이더(GPR)를 이용해 투탕카멘 무덤 지하의 밀도 변화를 면밀히 파악했다. 2023~2024년 진행된 현장조사 결과 및 2015년 이후 축적된 기존 탐사자료를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매장실 북쪽에서 자연적인 암반과 다른 저밀도 이상이 드러났다.
맘두 엘다마티 박사는 “투탕카멘의 매장실 북쪽으로 이어지는 회랑과 여러 공간이 존재하고, 일부 통로는 돌과 잔해로 의도적으로 메워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며 “이 구조물은 투탕카멘이 여기 매장되기 전부터 존재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가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10년 넘게 논쟁이 이어지는 네페르티티 무덤과 관련성이다. 영국 이집트학자 니콜라스 리브스(69) 박사는 2015년 자료를 내고 투탕카멘의 매장실 북쪽 벽에 가려진 출입구가 있고, 그 너머에 네페르티티의 묘실이 있다는 가설을 제기했다.
당시 니콜라스 리브스 박사는 투탕카멘의 무덤이 파라오의 것이라고 하기에는 유난히 작다고 의심했다. KV62가 애초 훨씬 큰 왕실 무덤의 일부였으며, 투탕카멘이 젊은 나이에 급사하면서 앞부분을 그의 매장 공간으로 급히 개조하고 더 깊은 구역은 봉쇄했다고 봤다.
이후 탐사 결과는 엇갈렸다. 일부 레이더 조사에서 벽 너머 공간의 존재 가능성이 떠올랐지만 다른 조사에서는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 때문에 투탕카멘의 무덤에 실제로 숨겨진 공간이 있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맘두 엘다마티 박사는 “이번 연구는 기존처럼 매장실 벽 바로 뒤만 살펴보지 않고 무덤 주변 지하구조까지 조사했다”며 “무덤의 구조와 벽화, 지구물리학적 자료를 종합하면 투탕카멘 매장 전부터 회랑과 방으로 구성된 숨겨진 복합구조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물론 네페르티티의 무덤이 발견됐다고 볼 단계는 아니다. 이번 조사 결과는 흥미롭지만 결론을 내리기에는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며 “실제로 공간이 확인되더라도 네페르티티의 묘실인지, 아니면 다른 시설인지 살펴봐야 한다”고 여지를 뒀다.
긴 논쟁을 종식하기 위해 연구팀은 의심되는 구간을 직접 들여다볼 계획이다. 연구팀은 가장 뚜렷한 이상이 나타난 곳을 향해 지표에서 작은 구멍을 뚫고 카메라를 탑재한 초소형 원격 장비를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집트 유물부의 승인이 나면 오는 11월 시추와 카메라 탐사가 시작될 수 있다고 맘두 엘다마티 박사는 기대했다.
네페르티티는 기원전 14세기 고대 이집트 제18왕조의 왕비다. 파라오 아케나텐의 아내이자 투탕카멘의 계모로 알려져 있다. 아케나텐이 태양신 아텐을 중심으로 종교개혁을 추진하던 시기에 강력한 정치·종교적 영향력을 행사한 인물로 평가된다. 1912년 아마르나에서 발견된 흉상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사망 시기와 매장지는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박지연 기자 yeon@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