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별 없다는 학계 통념에 반하는 발견
스펙트럼 분석 통해 특수 백색왜성 확인

우주에는 빨간색과 파란색, 노란색으로 빛나는 별은 많지만 녹색 별은 없다고 알려져 왔다. 그런데 영국 천문학자들이 인간의 눈에 녹색으로 보일 수 있는 특수한 별을 처음 확인했다.

영국 워릭대학교 천체물리학자 마크 홀런즈 박사 연구팀은 이런 내용을 담은 관측 보고서 '원하는 모든 색: 백색왜성의 다양한 색도(Any colour you like: The diverse chromaticities of white dwarfs)'를 15일 발표했다.

백색왜성은 태양과 비슷한 별이 수명을 다한 뒤 남는 고밀도 천체다. 대부분 흰색이나 푸른빛을 띠지만, 일부는 대기에 포함된 원소의 영향으로 전혀 다른 색을 나타낼 수 있다.

사람의 눈에 녹색으로 보이는 백색왜성 WD J1330+6435의 상상도 <사진=워릭대학교>

일반적인 별에서 녹색을 보기 어려운 이유는 별빛이 만들어지는 방식에 있다. 별은 특정 색의 빛만 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파장의 빛을 함께 방출한다. 녹색 영역에서 빛이 가장 강하더라도 빨간색과 파란색 빛이 섞여 사람의 눈에는 대체로 흰색으로 보인다.

그러나 백색왜성은 사정이 다르다. 표면의 강한 중력과 높은 밀도, 특수한 대기 조성 때문에 특정 파장의 빛이 선택적으로 흡수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별빛의 색이 일반적인 항성과 크게 달라지게 된다.

연구팀은 지구에서 약 65광년 이내에 있는 백색왜성 151개의 관측 자료를 분석하고, 별빛을 파장별로 나눈 스펙트럼에 인간의 색채 지각 특성을 적용했다. 별을 가까이에서 직접 바라본다면 어떤 색으로 보일지 계산한 것이다.

연구팀이 분석한 백색왜성 8개의 색상과 빛의 스펙트럼. 아래쪽 가운데에서 두 번째가 녹색을 띠는 백색왜성 WD J1330+6435다. <사진=마크 홀런즈·워릭대학교>

이 과정에서 백색왜성 WD J1330+6435는 녹색으로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별의 대기에는 칼슘과 나트륨, 리튬 등이 포함돼 있고, 이들 원소가 특정 파장의 빛을 흡수하면서 녹색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대기에 탄소가 풍부한 일부 백색왜성이 연어 살색에 가까운 분홍빛을 띨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러한 색의 차이는 별의 특성을 아는 데도 중요하다. 백색왜성 대기에서 발견되는 철과 마그네슘, 나트륨 등의 원소는 과거 별 주변에 존재했던 행성이나 소행성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있다. 별에 너무 가까이 접근한 암석 천체가 중력에 의해 부서지면 그 잔해가 백색왜성 표면으로 떨어질 수 있다. 별의 대기에 남은 원소를 분석하면 사라진 행성계의 물질 구성 추적이 가능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번 연구는 녹색 별을 망원경으로 직접 촬영한 것이 아니라 관측된 스펙트럼을 바탕으로 실제 색을 계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같은 방법으로 향후 더 많은 백색왜성의 스펙트럼을 분석할 계획이다.

김한별 기자 khstar@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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