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배우 양쯔(양자, 33)가 배우 인생의 다음 목표로 ‘완벽하지 않은 인물’을 꼽았다. 아역배우로 출발해 중국을 대표하는 90후(1990년 이후 출생) 배우로 성장한 그가 연기력까지 인정받은 시점에 내놓은 이야기라 눈길을 끈다.
양쯔는 최근 대만 OTT LiTV와 인터뷰에서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배역에 대해 “더 깊이가 있거나 성격적으로 완벽하지 않은 인물”이라고 밝혔다. 강하기만 하거나 빈틈없는 주인공보다 단점과 내적 갈등을 함께 지닌 인물이 더 현실적으로 느껴진다는 설명이다.
당시 양쯔가 예로 든 캐릭터들은 배우로서 그의 관점 변화를 보여줬다. ‘환락송(欢乐颂)’의 추잉잉은 평범하고 결점도 많은 사회 초년생이었고, ‘장상사(长相思)’의 소요는 굴곡진 삶을 견디면서 복잡한 감정을 드러냈다. ‘국색방화(国色芳华)’의 허유방과 ‘생명수(生命树)’의 백국 역시 강인함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인물들이다.
양쯔는 이들 캐릭터에 공통적으로 강인함이 있지만 동시에 결점과 갈등도 존재하며, 바로 그런 점 때문에 더욱 진짜 사람처럼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작품을 하나씩 쌓으며 자신의 성장을 보여주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런 발언은 양쯔의 현재 위치를 생각하면 더욱 흥미롭다. 그는 지난 6월 ‘생명수’로 제31회 상하이TV페스티벌 백옥란상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90후 여배우 가운데 이 상을 받은 것은 양쯔가 처음이다.
‘생명수’의 백국은 이전의 로맨스 드라마 속 캐릭터들과 거리가 있었다. 티베트고원을 무대로 밀렵과 맞서는 인물을 연기하면서 양쯔는 거칠고 현실적인 캐릭터를 열연했다. 오랜 기간 흥행력을 인정받은 스타가 연기력까지 평가받는 계기가 됐다.
최근 방영한 ‘가업(家业)’에서도 변화는 이어졌다. 양쯔가 연기한 이정은 전통 먹 제조 기술을 전승하는 여성이다. 양쯔는 지난 7월 열린 ‘가업’ 기자간담회에서 배역을 준비하기 위해 그을음을 모으고 아교를 끓이며 재료를 찧는 전통 먹 제조 과정을 직접 익혔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카메라 앞에서 동작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한 연습이었지만, 결국 이런 과정이 인물의 성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돌아봤다.
당시 양쯔는 배우로서 자신이 지키고 싶은 원칙도 전했다. 현실적인 연기를 위한 기본을 지키면서도 소재와 표현, 캐릭터 해석에서는 계속 새로운 방향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싶다는 이야기였다.
‘완벽하지 않은 인물’을 향한 관심도 갑자기 나온 것은 아니다. 양쯔는 지난 5월 인터뷰에서도 자신이 연기한 여성들의 공통점으로 강인함을 꼽으면서도 인간에게 완벽함을 요구할 수는 없다며 앞으로 불완전한 캐릭터를 더 많이 연기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흥행작을 연이어 내놓은 뒤 연기상까지 손에 넣은 양쯔는 다음 목표를 더 화려하고 강한 주인공이 아닌 ‘결점 있는 사람’으로 잡았다. 오랫동안 중국 드라마의 인기 여주인공으로 활약한 그가 앞으로 어떤 불완전한 인물을 선택할지 관심이 모였다.
김한별 기자 khstar@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