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원하는 머리모양을 만들어주는 로봇 헤어드레서가 등장했다. 10여년 전 일본 파나소닉이 머리 감겨주는 로봇을 선보인 적은 있지만 머리를 손님 입맛대로 잘라주는 로봇은 전례가 없다.

유튜버 스텁 메이드 히어(Stuff Made Here)는 지난달 중순 유튜브 공식채널에 13분짜리 로봇 헤어디자이너 영상을 공개했다. 300만명 이상 히트를 기록한 이 영상의 제목은 '가위 들고 내 머리 잘라주는 로봇을 만들었어(I made a robot to cut my hair with scissors)'다.

이 로봇은 제목 그대로 사람처럼 가위를 들고 머리를 잘라준다. 적당한 높이의 테이블에 머리를 내밀 구멍을 만들고 그 옆에 로봇팔을 장착한 형태다.

자작한 로봇 헤어드레서의 실험이 직접 뛰어든 제작자 <사진=Stuff Made Here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I made a robot to cut my hair with scissors' 캡처>

해당 로봇은 카메라와 센서를 이용해 사용자가 제시한 사진을 스캔하고 원하는 헤어스타일을 따라 자르려고 '노력'한다. 자르고 싶은 부분의 머리카락을 두 개의 손가락으로 잡은 뒤 적당한 길이를 유지하면서 가위로 잘라내는 구조다. 마치 사람 같은 이 모든 과정은 놀랍게도 전자동으로 작동된다.

물론 아직 완벽하지는 않다. 아무리 그래도 사람처럼 정확하게 머리를 잘라내는 수준까진 이르지 못했다. 모터를 여러 개 부착해 팔이 제법 자연스럽게 움직이기는 하나, 실제 사람만큼 다양한 각도로 재빨리 팔을 움직이려면 아직 연구할 내용이 산더미다. 

다만 스캐닝 기술을 통해 본인이 원하는 모양대로 머리를 잘라주는 기능은 호평을 받고 있다. 사진을 보여주면 카메라 렌즈로 이를 스캐닝, 사용자 의도를 저장한다. 다중 센서로 사람의 머리 위치와 팔로부터의 거리를 실시간 계산하고 가위질을 하는 프로세스가 구현된다.

영상에 담긴 실험은 만든이가 직접 나서서 했다. 만든이는 "아무래도 가위를 들고 머리를 잘라주는 로봇이다 보니 오작동은 곧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손의 동작이 아직 너무 어렵다. 원하는 부분을 잘라내기 전 머리카락을 살짝 당기는 부분은 도저히 재현 못 하겠더라. 더 공부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만든이가 직접 참여한 테스트 영상은 긴장이 감돈다. 만든이 스스로 귀라도 잘릴까 움찔하는 표정이 웃음을 준다. 그래도 만든이는 "가장 좋아하는 레고 캐릭터를 스캐닝했는데 그럭저럭 잘 잘라줬다"고 만족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