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계 대표 미스터리인 초능력을 증명하는 사람에게 수억원의 상금을 내건 미국 단체가 주목 받고 있다.
세계 최대규모의 초자연현상 조사단체 CFIIG(Center for Inquiry Investigations Group)는 현재 홈페이지를 통해 콘테스트를 열고 각국의 초능력자를 찾고 있다. 1등에게 걸린 상금은 무려 25만 달러(약 2억8000만원)다.
CFIIG는 콘테스트 참가자 중 어떤 종류라도 초능력을 입증할 경우, 또는 본인은 아니지만 진짜 초능력자를 소개할 경우 상금을 지급한다.
초능력은 시대와 국가를 초월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분야다. 1980년대 한국 공중파방송도 숫가락을 구부리며 유명세를 탄 유리 겔라(74) 쇼를 내보내기도 했다. 유리 겔라의 놀라운 능력은 이후 모두 사기와 거짓으로 판명됐다.
과학계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초능력을 실증할 다양한 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 미 중앙정보국(CIA)과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가 초능력의 실체를 캐기 위해 노력했고, 심지어 초능력자 부대를 양성하려 했다는 사실은 이미 유명하다.
진실공방이 계속되는 초능력자 콘테스트인 만큼, 참가자들 면면도 화려(?)하다. 한 남성은 소설을 읽던 중 오른쪽 귀에 1990년대 유행한 모뎀 작동음이 들렸고, 자신만이 불가사의한 소리를 듣는 능력자라고 주장했다. CFIIG는 흥미롭지도 않고 그 능력을 증명하지도 못했다며 남성을 돌려보냈다.
또 다른 참가자는 텔레파시를 이용해 임의의 이미지를 타인의 머릿 속에 투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손만 대면 벼락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남성도 콘테스트에 참가했다. 심지어 정령의 힘을 빌리면 천리안을 쓸 수 있다는 참가자도 있었다. 이들이 모두 자기 능력을 심사위원 앞에서 증명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심사위원들이 트릭을 간파하지 못하도록 신경 쓴 참가자도 있었다. 지난해 9월 콘테스트에 참가한 미국 텍사스의 한 남성은 유리 손잡이가 빙글빙글 돌다 속도를 늦추거나 멈추는 동영상을 접수했다. 남성은 자신이 가진 힘으로 유리 손잡이가 도는 방향을 바꿀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릭을 깨지 못한 CFIIG는 물리학자 2명에 의뢰한 끝에, 책상이 교묘하게 기울어져 해당 구간에서 손잡이 회전이 변화할 뿐 초능력은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CFIIG 초능력자 콘테스트에 참가하려면 홈페이지에서 신청서를 내려받아 작성, 접수하면 된다. CFIIG 관계자는 "신기한 소리가 들리거나 타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면, 응모하기 전 병원에 들르기 바란다"며 "이런 종류의 응모자 상당수가 정신질환을 앓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조언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