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형성하는 우주의 빽빽한 먼지구름 속에서 이제까지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던 분자가 발견됐다. 이로써 초기 별 형성 과정의 비밀을 조금 더 엿볼 수 있게 됐다.

MIT 천체과학자 브렛 맥과이어 교수 등 연구팀은 430광년 떨어진 황소자리의 차갑고 빽빽한 분자 구름(Taurus Molecular Cloud, TMC-1) 속에서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 ,PAH)' 분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19일 사이언스지를 통해 발표했다.

PAH는 방향족 탄화 수소 중 여러 개의 고리를 가진 화합물을 말한다. 발암물질로 알려진 PAH는 석유나 석탄 같이 유기체들이 부패하는 과정에서 형성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우리 은하의 성간에 존재하는 탄소 중 15%는 PAH로 구분된다.

별 형성 먼지구름 속 분자들의 상상도 <사진=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

연구팀은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에 자리한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 그린뱅크망원경(Green Bank Telescope)으로 TMC-1을 관찰했다. 맥과이어 교수는 "이제까지 PAH는 주로 죽어가는 별의 대기에서 형성된다고 알려졌다"며 "하지만 우리는 아직 형성되지도 않은 차갑고 어두운 구름 속에서 PAH를 처음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견된 PAH의 종류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1-시아노나프탈렌(cyanonaphthalene)과 2-시아노나프탈렌을 비롯해 HC4NC, 벤조나이트릴(Benzonitrile), 프로파질 사이나이드(propargyl cyanide), HC11N, 시아노시클로펜타디엔(cyanocyclopentadiene), 2-시아노시클로펜타디엔, 시아노비닐아세틸렌(trans-cyanovinylacetylene), 트랜스-시아노비닐아세틸렌 등이 포함돼 있었다.

맥과이어 교수는 "이번에 발견한 것들은 이전에 알고 있던 것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분자 세트"라며 "이 분자들이 성간 구름의 씨앗이 될만큼 충분히 커지면, 이들은 소행성이나 혜성, 행성 등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 내렸다.

연구팀은 향후 연구로 PAH가 어떻게 등장했는지,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양이 있는지 등을 파악하면 별 형성의 비밀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것으로 판단했다. 또 이번 연구는 별 형성 과정이 기존에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다양하고 복잡하다는 것을 시사했다.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 마이클 매카시 박사는 "이번 연구는 아무도 크게 신경쓰지 않았던 요소를 찾아낸 것"이라며 "별 형성에 얼마나 더 많은 것들이 숨겨져 있는지 궁금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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