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가 대기 중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학교와 텍사스테크대학교 등 연구팀은 지난달 30일 사이언스 저널을 통해 뇌운 속 번개에 의해 상당량의 산화제가 생성된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2년 5월과 6월 폭풍을 탐사하는 미 항공우주국(NASA) 제트기가 콜로라도와 오클라호마, 텍사스 지역의 뇌운 속에서 두 종류의 산화제를 측정했다는 것을 알아냈다. 하나는 히드록실 라디칼(Hydroxyl radical, OH)이었고 다른 하나는 하이드로퍼옥실(Hydroperoxyl, HO2)로, 이들은 모두 일종의 산화제다.

산화제는 메탄과 같은 오염 물질과 반응, 더 녹기 쉽거나 끈적한 분자를 형성함으로써 쉽게 비에 섞이거나 빗방울에 달라붙어 공기를 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연구팀은 번개가 치면 질소와 산소가 반응해 산화질소 형태로 변해 OH와 같은 산화제를 형성한다는 것은 이론적으로 알고 있었지만, 실제 번개가 이런 물질을 많이 만들어내는 사례를 발견한 경우는 없었다.

번개 <사진=pixabay>

하지만 당시 번개에 의해 생성된 OH와 HO2 분자는 일부 구름에서 농도가 분자 1조개 당 수천개에 달했는데, 이는 기존 대기에서 측정된 OH의 최고 농도인 조당 150개보다 수백 배나 많은 정도였다.

펜실베니아주립대학 대기과학자 윌리엄 브륀 교수는 "뇌운 속에서 OH와 HO2가 측정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발견된 데이터가 극단적으로 큰 수치라서 추후 연구를 위해 보관해뒀다"고 말했다. 이후 수년 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전기가 실제로 다량의 OH 및 HO2를 생성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지구에서는 매 순간 약 1800번의 번개가 치며, 대기 중 OH의 2~16%가 번개로 인해 생성될 수 있다는 계산을 내놓았다. 물론 이는 단순 추정치이기 때문에 더 많은 뇌운을 관찰해야 한다.

특히 연구팀은 최근 들어 기후 변화에 따라 더 많은 번개가 발생함에 따라 번개가 대기 화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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