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버트 아인슈타인(1879~1955년)이 동물의 초감각 발견을 예측한 것을 밝히는 편지가 공개됐다.

'비교 생리학 저널 A'에 10일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아인슈타인은 1949년 글린 데이비스라는 생물학자가 보낸 팬레터에 대한 답장에 "철새와 전서구의 행동에 대한 조사가 언젠가는 알려지지 않은 물리적 과정의 이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적었다.

이 편지는 2011년 데이비스가 사망할 때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것으로, 아인슈타인의 답변으로 볼 때 데이비스의 질문은 동물의 감각과 물리학과의 연관성에 대한 것으로 보인다.

편지를 기증한 예루살렘 히브리대학 측은 "편지가 작성된 당시는 동물들이 자기장을 인식한다는 사실이 알려지기 수십년 전"이라며 "아인슈타인이 이런 가능성을 생각해낸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아인슈타인의 작성한 편지 <사진=비교 생리학 저널 A>

그러나 논문의 저자들은 아인슈타인이 동물 초감각에 관심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아인슈타인은 편지를 작성하기 6개월 전 프린스턴대학에서 편광 패턴을 이용한 꿀벌의 내비게이션 능력을 발견한 카를 폰 프리슈의 강의에 참석했다. 그리고 편지가 작성될 당시는 나중에 레이다의 개발로 이어진 박쥐의 에코 로케이션 능력이 발견되는 등 생물학과 물리학이 통합되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어쨌거나 아인슈타인은 편지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동물의 초감각을 바로 물리학에 활용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이런 경우는 꿀벌의 행동을 통해 자극에 대한 새로운 종류의 감각 지각이 드러날 때 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리고 편지가 발송된지 70년이 지난 현재 아인슈타인의 말대로 동물들이 자기장을 감지한다는 증거가 발견됐으며, 일부 동물의 초감각은 실제 기술에도 응용되고 있다.

<사진=pixabay>

자신의 전공도 아닌 분야에서까지 예지력을 발휘한 아인슈타인에 대해서는 감탄을 보낼 만 하지만, 반면 이를 통해 아이러니한 사실도 다시 조명됐다.

예를 들어 새들은 크립토크롬(Cryptochrome)이라고 하는 눈의 특수 광수용체를 통해 자기장을 감지한다. 크립토크롬은 세포 내에서 생성되는 색소로, 자기장을 감지하려면 '양자 얽힘'이라는 현상에 의해 세포 내의 전자가 얽혀있어야 한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양자 얽힘 이론을 '먼 거리에서 일어나는 오싹한 행동'이라고 깎아내리며 반대했는데, 이는 그의 가장 유명한 실수 중 하나로 꼽힌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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