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연말 황금 시간대 시청률 1위를 달려온 니혼테레비(니혼TV) 코믹 특집 ‘절대 웃어서는 안 돼’가 올해 결방한다. 대신 6시간짜리 생방송 코미디 프로그램이 편성됐다. 니혼TV는 일단 휴식기를 갖는다는 방침인데, 최근 깐깐해진 일본 방송가 규제에 내린 불가피한 결정이란 분석도 나왔다. 

니혼TV는 19일 오후 공식 채널을 통해 매년 12월 31일 방송했던 인기 프로그램 ‘절대 웃어서는 안 돼 시리즈(絶対に笑ってはいけないシリーズ)’가 올해 결방한다고 발표했다.

개그 콤비 다운타운이 주축이 돼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2003년 시작된 니혼TV의 간판 예능이다. 2006년부터 방송 시간대를 옮겨 NHK 연말 가요대전 ‘홍백가합전’과 정면 대결에 나섰다. 이후 평균 16.42%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사랑받았다. 2010년부터는 무려 11년 연속 동시간대 민방 시청률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방송한 '절대 웃어서는 안 돼' 대빈민 Go To 라스베가스 특집 <사진=니혼TV '절대 웃어서는 안 돼' 캡처>

연말 황금시간대 인기 1위 프로그램이 덜컥 중단된 이유는 일본 방송가에 불어 닥친 고강도 규제다. 일본 TV 프로그램들의 방송윤리 및 심의 규정 여부를 모니터링하는 BPO(Broadcasting Ethics & Program Improvement Organization)는 가학적 소재로 웃음을 유발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중점 심의한다고 지난 8월 26일 발표했다.

당시 BPO는 “벌칙으로 출연자를 때리거나 학대해 웃음을 주는 예능 프로그램 연출은 방송윤리에 어긋난다”며 “청소년 등 시청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심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출연자를 괴롭히는 프로그램이 불쾌하다는 시청자 의견도 많다”며 “우선 BPO 청소년위원회가 일부 프로그램들에 대한 심의를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BPO 방침에 가장 먼저 규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 프로그램은 바로 ‘절대 웃어서는 안 돼’ 시리즈다. 개그콤비 다운타운의 마츠모토 히토시(58)와 하마다 마사토시(58) 등이 출연하는 이 프로그램은 배우나 가수 등 인기 게스트의 즉흥 연기에 고정 출연자가 웃음을 터뜨릴 경우 여지없이 엉덩이를 맞는 것이 재미의 포인트다. 

니혼TV는 이번 결방이 BPO 심사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랜 시간 연말에 큰 웃음을 선사한 출연자들이 어느덧 50세가 넘었고 어려운 환경 속에 촬영을 진행해 휴식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절대 웃어서는 안 돼’의 가학적 요소에 대한 시청자 불만도 적잖은 터라 일부에선 폐지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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