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학계에 보고된 일련의 '과학적' 숙취 해소법이 실은 '비과학적'이라는 새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연구팀은 그간 공개된 숙취 해소 관련 논문 21편을 검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최근 발표했다.

연구팀이 기존 논문들의 내용을 부정한 결정적 이유는 심각한 오류다. 한마디로 그간 사람들에게 알려진 숙취 해소법들은 대부분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다.

숙취는 전날 마신 술 때문에 발생하는 두통이나 속쓰림, 메스꺼움을 의미한다. 술은 마실 때는 좋지만 과음할 경우 숙취를 불러 끔찍한 고통을 안겨준다. 때문에 학자들이 그간 발표한 다양한 숙취 해소법들은 애주가들의 관심을 받았다.

과음은 다양한 숙취 증상을 몰고온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숙취 해소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식품이나 성분을 집중 분석했다. 강황의 뿌리에 함유된 커큐민(curcumin)을 비롯해 재첩 등 민물조개에 많은 L-오르니틴(L-ornithine), 산초, 국화과 식물인 아티초크(artichoke), 홍삼, 배즙이 대표적이다.

그 결과 이들에 관한 연구는 조사 방법이 일관적이지 않고 일부는 학술적으로 서투른 것으로 판단됐다. 각 논문이 제시한 숙취 해소 효과의 입증 과정에서 적잖은 과학적 모순도 발견됐다.

이에 대해 연구팀 관계자는 "아티초크를 예로 들면 숙취 완화 효과를 검증하는 과정 상 공통점이 하나도 없었다"며 "특정 성분의 숙취 해소 효과를 입증하는 주장이 일관성 없이 제각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실험자들이 섭취한 알코올의 종류도 모두 달라 객관성이 떨어졌다"며 "공복 시 섭취 여부나 성분 투여에서 숙취가 완화될 때까지 걸린 시간 측정 방법도 달라 공통된 결론을 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숙취 해소에 도움을 주는 약이나 음식의 과학적 검증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조사 결과 각 논문 피실험자의 성별에도 차이가 많았다. 전체 연구 참가자 386명 중 여성은 38.6%에 머물렀다. 심지어 8개 연구에는 남성만 참여했다. 아스피린이나 아세트아미노펜 등 일반적인 진통제의 숙취 치료 효과를 검증한 문헌은 하나도 없었다.

연구팀은 숙취 해소에 도움을 주는 성분을 가리려면 보다 엄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험 관계자는 "그간의 연구 논문에 담긴 성분들이 숙취 완화에 효과가 없다는 건 아니다"면서도 "검증 방법에 일관성이 없고 오류가 많아 근거를 확실히 할 체계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중에서 광고하는 숙취 해소제들 역시 과학적 증거가 부족하고 효과의 개인 편차가 심한 실정"이라며 "신뢰성이 낮은 정보가 대중에 그대로 전해져서는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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