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넘는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문화·예술 콘텐츠가 클라우드 바람을 타고 있다. 다른 국가들과 달리 여전히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는 중국에서는 유명 가수의 온라인 콘서트에 무려 1억 명이 몰렸다.

25일 중국 인민망에 따르면 23~24일 온라인으로 재방송한 대만 가수 겸 배우 저우제룬(주걸륜, 43)의 라이브를 무려 1억 명 이상이 시청했다. 해당 라이브는 주걸륜이 몇 년 전 오프라인에서 개최한 것인데, 당시보다 훨씬 많은 인기를 모으며 클라우드 콘서트의 위력을 보여줬다.

중국은 시진핑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여전히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진행 중이다. 때문에 온라인을 활용한 클라우드 모델(클라우드 기술을 기반으로 한 산업 분야들)이 어느 때보다 활황이다. 영화는 극장 대신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소비되고, 가수들은 관객 없이 콘서트를 열고 이를 촬영한 영상을 안방에 전송한다.

대형 극장 및 공연 사업자 보리극원(保利剧院)은 코로나 이후 콘텐츠들의 온라인 전환에 공을 들였다. 광둥성 선전시 지점에서 관객 없이 촬영한 콘서트와 연극을 클라우드 서비스로 관객에 전달 중인데 2년여에 걸쳐 내보낸 공연만 250회 이상이다. 

2018년 열린 주걸륜의 라이브 콘서트. 최근 온라인으로 전달돼 엄청난 인기를 모았다. <사진=주걸륜 공식 홈페이지>

톈진에 위치한 인민예술극원은 극장에서 이전에 상연한 인기 공연들을 골라 온라인으로 재상영했다. 코로나로 공연장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10만 명이 클라우드 공연을 관람했다.

코로나로 어쩔 수 없이 클라우드로 몰린 문화·연예 콘텐츠들은 아예 온라인에 최적화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제작되는 추세다.

라이브 업계 전문가들은 유례없는 감염병으로 터득한 온라인 공연 요소를 개발하고 콘텐츠 소비자들의 반응을 체크하는 데 24시간이 모자란다. 퍼포먼스를 최고 가치로 여기는 오프라인 공연과 달리 예술의 표현 형태가 클라우드화하면서 온라인에 맞는 연출 기법도 만들어졌다.

연극 등 무대 분위기도 비슷하다. 연출가들은 배우나 시나리오, 음향 등 극의 구성 요소들을 오프라인 공연과 다르게 짜고 있다. 영화의 경우 아예 온라인 상영을 염두에 두고 만드는 경우가 많아졌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제작되는 클라우드 콘서트는 오프라인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 <사진=pixabay>

숙제도 있다. 오프라인에서 소비되던 콘텐츠들을 온라인으로 전환하려면 부단한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뭣보다 시청자들이 중시하는 ‘체감’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 기술이 필수다. 어떤 배우나 가수가, 그리고 어떤 공연기획사가 보다 생동감 넘치는 온라인 콘텐츠를 만드느냐가 클라우드 모델의 성패를 좌우한다.

이에 대해 중국연출업계협회는 “최근 유행하는 크로스리얼리티(XR) 기술을 동원해 이제 온라인 시청자들에게 오프라인보다 생생하고 더 흥미로운 무대를 보여줄 수 있다”며 “360° 시점변환 등 첨단 기술이 동원되면서 온라인에 최적화된 새로운 콘텐츠들이 차례로 생겨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온라인 상태면 언제 어디서든 무한대의 영화와 콘서트, 무대를 접하는 클라우드 모델은 엔데믹 시대 새로운 문화·연예 콘텐츠 소비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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