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다리로 서서 10초간 버티지 못하는 중·노년층은 10년 내 사망할 위험이 2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인체 유연성은 유산소 운동 능력과 근력에 비해 60대까지 길게 유지되지만 이후 급속히 쇠약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브리스톨대학교 연구팀은 21일 논문을 내고 한쪽 발로 10초간 서있는 동작을 통해 중‧고령자 사망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몸의 균형 기능을 체크하는 한쪽 발 버티기가 고령자 정기 건강검진으로 유용하다는 그간의 전문가 주장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2009년부터 11년간 대규모 피실험자를 대상으로 이 동작을 시험한 뒤 각자 가진 질환 등을 대입해 사망 여부를 추적했다.

테스트는 간단했다. 앞을 똑바로 보고 손을 몸 옆으로 곧게 내린다. 한쪽 다리를 올리고 반대쪽 다리 종아리에 붙이면 끝이다. 자신에게 편한 발을 들면 되며, 3회까지 재도전이 가능하다.

몸의 균형 감각이 중년과 노년의 사망률 측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실험에는 평균 61세(51~75세) 중‧고령 남녀 약 1700명이 참가했다. 3분의 2는 남성으로, 참가자 모두 안정적으로 걸을 수 있었다. 이들은 모두 1994년부터 실시된 CLINIMEX 운동 코호트 연구(체력과 건강 관계를 조사한 연구) 참가자들이다.

연구팀은 각 피실험자의 체중과 피하지방, 허리둘레를 측정하고 한 발로 10초간 서 있을 수 있는지 검사했다. 그 결과 5명 중 1명 꼴로 실패했다. 실패율은 나이가 들수록 높았다. 특히 51~55세 이후가 되면 실패하는 비율이 5세 오를 때마다 배로 증가했다.

실험 관계자는 “51~55세의 경우 한쪽 다리로 설 수 없는 사람은 5% 정도였다”며 “56~60세는 8%, 61~65세는 18%, 66~70세는 37%까지 증가했고 71~75세가 되면 절반 이상(54%)이 검사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검사 후 평균 7년간 모니터링이 이뤄졌는데 전체 참가자 사망률은 7%였다”며 “사인은 암(32%), 순환기 질환(30%), 호흡기 질환(9%), 코로나19 합병증(7%)이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이 테스트에 동원한 동작. 여기서 팔은 양쪽 허리춤으로 곧게 내려도 무방하다. <사진=pixabay>

검사를 통과할 수 있었던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사인 차이나 시간적 경향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연구팀은 다만 양측 사망률은 4.5% 대 17.5%로 13%p나 차이가 나는 만큼 유의미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특히 검사에 실패한 사람들은 비만과 심장질환, 고혈압, 고지혈증을 앓는 등 건강 상태가 테스트 통과자들보다 나빴다. 2형 당뇨병 이환율의 경우 3배나 높았다.

연구팀은 연령, 성별 기저질환을 함께 고려할 때 한쪽 발로 10초를 버티지 못하면 사인이나 성별을 불문하고 향후 10년 이내에 사망할 확률이 약 2배(84%)나 높아진다고 결론 내렸다.

실험 관계자는 “이번 연구에서 한쪽 발 테스트를 못 버티면 사망 위험이 높아지는 확실한 원인까지는 특정되지 않았다”면서도 “이 검사는 중년 이후 남녀 사망 위험에 대해 유용한 정보를 주는 만큼 건강검진에 추가되면 중‧고령자 사망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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