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 삼아 흔히 이야기하는 ‘춤 잘 추는 유전자’가 실존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밴더빌트대학교 레이나 고든 박사 연구팀은 최근 논문을 내고 사람의 춤 능력을 결정하는 유전자를 특정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개인의 춤 실력이 일부 능력들과 마찬가지로 유전자와 관계됐다는 가설을 세웠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유전자 해독 서비스 업체 ‘23 and Me’ 사가 보유한 60만 명 분의 자료를 회원 동의하에 동원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사람이 비트에 맞춰 손뼉을 치거나 몸을 움직이는 능력이 총 69개 유전자에 의해 좌우된다고 결론 내렸다.

비트에 맞춰 몸을 잘 흔드는 부모 사이에서는 춤 잘 추는 자녀가 날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레이나 고든 박사는 “60만 명 이상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리듬감과 관련된 대립 유전자의 차이를 분석했다”며 “음악의 비트에 맞춰 몸을 움직이는 힘, 즉 ‘비트 싱크로나이제이션’과 관련된 69개 유전자 변이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이어 “이중 상당수는 신경 기능이나 뇌의 초기 발달과 관련된 영역 또는 그 부근과 관련이 깊었다”며 “리듬에 맞춰 춤을 추는 능력은 단 하나가 아니라 여러 유전자에 좌우된다는 게 이번 조사의 성과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사람의 보행이나 호흡, 체내시계와 같은 신체 리듬 또한 비트 싱크로나이제이션 관련 유전자와 일부를 공유하고 있었다. 이는 리듬감과 건강의 관계에 대해 알 수 있는 힌트라는 게 연구팀 입장이다.

춤 감각은 유전자뿐 아니라 환경의 영향도 많이 받는다. <사진=pixabay>

레이나 고든 박사는 “이번 조사는 음악과 같은 문화적 요소가 생물학적 영향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춤을 잘 추는 능력은 환경으로부터도 큰 영향을 받으며, 유전자는 개인 리듬감의 차이를 설명하는 생물학적 요소로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박사는 “음악적 리듬 처리는 다른 인지 기능과 연관성도 제기돼 왔다. 예컨대 음악은 파킨슨병 환자의 보행을 개선할 수 있는데, 여기에는 리듬 유전자가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비트 처리에 관한 신경학‧발달학적 연구와 더불어 이번 연구는 춤 재능을 좌우하는 유전자를 주제로 한 세계 최초의 포괄적 유전자 해석”이라며 “춤이나 음악적 재능이 건강과 어떻게 관련돼 있는지를 살펴본 기초연구이기도 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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